서울 마포구와 성동구의 대장 아파트가 올해 들어 하루 평균 세 채씩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해제 기간부터 매수세가 붙기 시작해, 재지정 이후에는 ‘풍선효과’까지 겹쳤다는 분석이다.

17일 부동산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총 154건 매매거래가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8건 거래된 데 비해 50% 늘어난 것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전경./조선DB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거래건수는 토허구역 해제 기간부터 가파르게 늘기 시작했다. 월별 거래건수는 ▲1월 10건 ▲2월 28건 ▲3월 51건 ▲4월 28건 ▲5월 37건 등이다. 지난 5월에는 전용 84㎡ 중에서는 신고가로만 세 채가 팔렸다. 22억5000만원에 세 건의 거래가 기록됐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2014년 9월에 입주한 3885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도보권에 초등학교가 두 곳 있고, 마포 학원가로의 접근성이 좋다.

성동구 상왕십리동 ‘센트라스’의 흐름도 유사하다. 올해 총 137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6건 거래되는 데 불과했다. 1년 새 거래량이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센트라스의 월별 거래량은 ▲1월 7건 ▲2월 18건 ▲3월 51건 ▲4월 24건 ▲5월 37건 등이다. 지난 5월 전용 84㎡기준 19억9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썼다. 이 아파트는 2016년 11월 입주한 2529가구의 대단지로, 역시 초등학교가 도보권에 있다.

서울 성동구 상왕십리동 '센트라스' 단지 전경./조선DB

두 아파트 모두 3월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토허구역 해제가 1차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3구 일부지역에 걸려있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한 달가량 풀렸을 당시 상급지 연쇄 이동이 일어나면서 마포·성동구 대장 아파트의 거래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5월부터 다시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은 ‘풍선효과’로 볼 수 있다. 서울시가 3월 24일부터 강남3구, 용산구를 토허구역으로 확대 재지정하면서 ‘갭투자’가 용이하면서도 가격 상승 여지가 있는 곳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마포·성동구 아파트 매매가격도 치솟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지난 9일 기준) 성동구와 마포구는 각각 전주대비 0.47%, 0.45% 올라 서울 평균 상승률(0.26%)을 훌쩍 뛰어넘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권 외 한강변 일대에서도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있는 데다 일부는 토허구역 규제를 피해 더 오르기 전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 수요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종의 풍선효과가 아닌가 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에서는 성동·마포구 일대의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토허구역 확대를 언급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의에서 “성동구가 (집값이) 조금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비상 상황이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