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청약에 실수요자들이 몰려 지난해 분양한 인천계양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이상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예정됐던 교통 인프라 공사가 지연되면서 입주 후 1~3년까지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 고양창릉공공주택지구. /뉴스1

3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27일 진행한 경기 부천대장지구 A7블록 일반공급 청약접수 결과 110가구 모집에 1만3312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121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날 일반공급 청약 진행한 A8블록도 93가구 모집에 1만2769명이 접수해 137대 1로 마감했다.

이달 16일 청약을 진행한 부천대장지구 A5, A6블록(e편한세상 대장 퍼스티움)도 670가구 공급에 1만4951가구가 몰리며 평균 경쟁률 22.3대 1로 마감했다. 지난 8일 분양한 하남교산 A2블록(교산 푸르지오 더 퍼스트)의 일반공급 경쟁률은 263.28대 1이었다.

앞서 2월 본청약을 진행한 고양창릉지구 A4(신혼희망타운)·S5·S6블록도 일반공급 청약에서 경쟁률 53.2대 1을 기록했다.지난해 사전청약 대비 높은 분양가로 한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인천계양지구를 제외하고 전부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사전청약 이후 공사비가 오르고 본청약 당시 분양가가 당초 예상보다 올랐지만,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서 3기 신도시 본청약이 흥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실수요자들에게 중요한 고려요소 중 하나인 교통인프라 완공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와 관련된 우려가 커지고 있다.

LH에 따르면 하남 교산지구를 지나는 송파하남선은 개통이 4년 늦어지면서 입주 이후 최소한 3년이 지나야 운행할 예정이다. 송파하남선은 당초 2025년 착공에서 2030년 개통 계획이었지만 2027년 착공, 2032년 개통으로 계획이 미뤄졌다. 이에 더해 지난달 행정안전부 1차 중앙투자심사에서 반려되면서 3개월가량 추가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3기 신도시 입주는 2027년말~2028년으로 예정된 것과 비교해 4년가량 늦어질 전망이다.

고양창릉지구를 지나는 고양은평선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을 당시 개통 목표 시점이 2029년에서 2031년으로 연기됐다. 이후 경기도는 지난 13일 건설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공사 기간이 착공일로부터 약 5년 5개월로 예상되면서 실제 준공은 빨라도 2032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부선도 사업성 부족으로 건설사 선정에 난항 겪어 당초 2028년 개통 예정에서 2031년까지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GTX-A 창릉역은 설계 변경과 추가 공사 기간 등의 이유로 당초 2026년 목표에서 2030년까지 개통이 미뤄진 상황이다.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 등 일대에 조성되는 3기 신도시 핵심 교통 인프라인 GTX-B는 지난해 착공식을 진행했지만 수익성 등이 부담돼 올해 초부터 이탈하는 건설사가 생기면서 실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개통 목표 시점은 2030년이었지만 공사기간이 72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1년가량 개통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3기 신도시 입주민들은 교통 인프라 비용이 포함된 분양가를 내고도 1년에서 3년 정도 불편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양 창릉지구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공공분양으로 관심은 많이 받았는데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실수요자가 대부분인데 출퇴근에서 불편을 겪는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현재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2~3년 늦어지면 다행인 수준이다. 입주 직후 입주민들의 불편이 굉장히 클 것”이라며 “특히 3기 신도시 공공분양은 실수요가 많아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착공 지연 원인이 대부분 예산 문제라 당장 착공을 끌어낼만한 방안도 마땅치 않은 것이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