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다음 달 KB부동산신탁으로부터 ‘강남N타워’를 매입한다. 셰어딜(Share Deal·자본재조정) 방식으로 강남N타워를 담은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지분 50%를 확보한다. 지분 확보에 투입되는 금액은 1500억원 안팎이다. 빗썸은 강남N타워를 매입한 이후 일부 부서를 이곳에 배치할 예정이다.
셰어딜이란 거래 당사자 간 부동산을 직접 사고 파는 실물 거래인 에셋딜(Asset deal)과 달리 펀드나 리츠의 수익자만 교체하는 매각 형태다. 부동산 취득세가 면제되고 거래 절차가 간소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23일 KB부동산신탁에 따르면 KB강남오피스제1호위탁관리리츠가 전일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자본금 감소와 빗썸과 우선매수권 합의서를 체결하는 방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다.
KB강남오피스제1호위탁관리리츠는 강남N타워를 자산으로 담고 있다. 강남N타워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지하 7층~지상 24층 연면적 5만1126㎡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부동산 개발업체 넥스트프로퍼티스가 개발해 2018년 준공했다. KB부동산신탁은 2018년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과 손잡고 역삼PFV(피에프브이)로부터 이 빌딩을 인수했다. 당시 인수 가격은 3.3㎡당 2925만원이었다.
KB부동산신탁은 이 리츠 주식의 감자를 통한 자본 재조정 방식으로 기초자산인 강남N타워를 매각한다. 빗썸은 이 리츠의 지분 50%를 보통주로 투자한다. KB부동산신탁이 예상하는 전체 에쿼티 규모는 3000억원이다. 이 중 빗썸에서는 1500억원가량이 들어올 예정이다. 나머지는 기존 리츠 투자자인 KB부동산신탁과 공제회 등도 우선주로 재투자한다. 빌딩 매각 차익을 보면서도 우량 자산에 재투자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다.
해당 리츠의 한 주주 회사는 “전체 에쿼티 규모는 3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빗썸이 50% 들어오고, 금액은 1500억원 수준으로 조금 더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B부동산신탁과 일부 공제회에서 재투자에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KB부동산신탁은 빗썸과의 거래 종결일을 다음 달 27일이 될 예정이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다음 달 말쯤 딜 종료가 예정돼 있다”고 했다.
빗썸은 이번 딜이 종료되면 일부 부서를 강남N타워로 이전할 계획이다. 빗썸으로서는 강남권역(GBD)에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빗썸 관계자는 “작년부터 정보통신기술(IT) 인력 등을 대폭 채용하며 현재 사용하는 사무공간이 부족하게 돼 새로운 사무공간 확보 차원에서 (이번 딜을) 진행하게 됐다”며 “앞으로 사업 방향을 고려해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