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전면 재시공에 돌입하는 인천 검단신도시 공공분양 아파트의 사업 방식을 ‘민간 참여형 공공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시공 책임형CM(건설사업관리) 공공분양’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민간 자재 사용이 제한돼 ‘자이’ 브랜드에 걸맞은 품질을 내놓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미 전기·통신·소방 등 공사 업체와의 계약이 이뤄진 만큼 종전 사업방식을 전환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21일 GS건설과 LH에 따르면 GS건설은 LH에 인천 검단신도시 AA13-2블록 공공분양 아파트의 사업 방식을 ‘민간 참여형 공공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LH에 문의했다.
앞서 인천 검단신도시 AA13-2블록 공공분양 아파트에서는 2023년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전면 재시공을 발표했다. 현재 해체 공사를 완료한 이후 후속 공정을 진행 중이다. 이 아파트 단지는 지난 2021년 분양이 완료됐다.
현재 이 공공분양 아파트 사업은 시공 책임형CM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공 책임형 CM방식은 시공사가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시공사의 시공 노하우를 설계에 미리 반영(Pre-conservice)하고, 설계가 종료되기 전 발주자와 협의한 공사비 상한 내에서 책임지고 공사를 수행하는 것이다.
GS건설이 전환을 제안한 민간참여형 공공분양은 LH가 민간건설사와 공동으로 시행하는 사업으로 민간의 기술력과 브랜드를 활용해 다양한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는 주택 공사와 분양을 담당한다. 공공주택이지만, 민간 건설사의 브랜드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S건설은 전면 재시공에 들어가는 아파트에 ‘자이’ 브랜드가 적용되려면 민간 참여형 공공분양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재시공 아파트에 LH 브랜드인 ‘안단테’ 대신 ‘자이’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를 내건 아파트인 만큼 기존에 사용하던 자재와 특화설계를 적용하려면민간 자재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종전 시공책임형으로 사업이 진행되면 약정된 공사비 내에서 공사해야 하고, 자재 역시 조달청 발주로 확보한 관급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기존 사업 방식대로 진행되면 ‘자이’ 브랜드가 적용은 됐지만, 품질은 기존의 공공주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게 GS건설의 주장이다.
LH는 이러한 GS건설의 요청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종전 시공 방식인 시공 책임형 CM 공공분양에 맞춰 ‘인천 검단AA13-1·2블록 아파트 건설공사(재시공) 시공 단계 감독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용역’을 발주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현재의 사업방식을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관련 법령 상기계약된 전기·통신·소방 등 별도 공사업체와의 계약상 여러 문제점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사업 기간 지연, 입주지연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업 방식 전환은) 관련 법령과 규정 및 자합의 내용에 따라 세밀하고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입주 예정자들과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세부 사항들을 발주처와 협의 중”이라며 “준공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검단 AA13 1·2블록은 지하 2층∼지상 25층 아파트 25개 동으로 총 1666가구 규모다. 1블록 702가구, 2블록 964가구로 나뉘어 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2블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