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롯데건설의 재무 건정성에 대해 우려섞인 의견을 내놨다. 건설업 전반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를 강조하면서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에서 롯데건설을 거론하며 홈플러스 사태의 전개 양상에 따라 PF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롯데건설의 홈플러스 점포관련 PF 보증은 6000억 수준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 신청 이전 9개 점포의 폐점을 확정했다. 이어 최근 임대료 협상이 결렬된 17개 점포에 대해서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 모습./뉴스1

롯데건설은 기본적으로 도급사업 PF 규모가 큰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3조2000억원으로 현대건설(5조6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다만 현대건설은 현금자산이 충분해 리스크가 낮은 편이다. 더군다나 롯데건설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의 비율은 현대건설(80.6%)보다 더 심각한 수준(111%)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은 2022년 도급사업 PF가 5조7000억원에 달했지만, 계열사 지원으로 대폭 줄였다. 하지만 미착공 PF규모가 2조2000억원에 달해 재무부담이 있다는 것이 한신평의 진단이었다. 한신평은 “PF보증 규모는 줄었지만 미착공PF와 분양 부진 현장의 공사대금 회수 불확실성으로 재무 부담이 남아 있다”고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가 현실화 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나이스신평은 롯데건설이 가지고 있는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도급 사업장’의 PF우발채무 규모가 2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방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업 불확실성과 PF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상존한다”고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월 건설사별 리스크 진단 세미나에서 롯데건설의 경우 대규모 자금조달로 재무부담이 커져 신용등급 하방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3월 차환자금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4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KB·대신·키움증권 등과 2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이들 신평사들은 롯데건설 뿐만 아니라 건설업계 전반의 PF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건설사가 보유한 PF 보증 중 위험 수준이 ‘높음’이상으로 판단되는 보증이 46%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