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화성이 이달 들어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2건의 정비사업을 연달아 수주했다. 계약금액(총공사비) 기준으로 이 회사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35%에 가까운 금액이다. HS화성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47위로 대구시 최대 건설사다. 지난해 11월 면목동에서 정비사업을 수주한 이후 이달 들어서도 면목동 수주를 이어가며 면목동에서만 3건의 정비사업장에 1000여 가구를 조성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HS화성이 서울 정비사업을 수주한 것은 1995년 이후 30여 년 만이다. 지방 건설사가 대형 건설사들이 주로 경쟁하는 강남 대단지를 벗어나 틈새시장을 공략한 사례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S화성은 이달 7일과 9일 면목동에서 2건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가로 구역으로 불리는 도로와 공원, 하천, 철도 등으로 둘러 싸인 구역을 유지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소규모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정비사업이다.
7일에는 면목동 109-18번지 일대 9845.30㎡에 지상 24층 지하 3층 아파트 31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면목본동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또 9일에는 면목동 1526 일원 1만94.22㎡에 지상 25층 지하 3층 아파트 321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면목본동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도 수주했다. 각각 계약금액은 1040억900만원, 1084억1100만원으로 2건의 계약금액을 합치면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6127억8000만원)의 34.7%다. 2개 구역 모두 서울지하철 7호선 면목역과 인접해 있는 곳이다.
HS화성은 지난해부터 면목동에서 정비사업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면목동 127-26번지 일원 ‘면목역2의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총공사비 689억3600만원)을 수주해 지상 10층 지하 2층 아파트 267가구를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HS화성이 서울 정비사업장을 수주한 것은 1995년 서울 중랑구에 공급한 신내화성타운(763가구) 이후 29년 만이다. 이곳을 포함해 이달 수주한 정비사업장은 모두 HS화성의 아파트 브랜드인 ‘화성파크드림’(Park Dream)으로 조성된다.
HS화성은 면목동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수년간 공을 들여왔다. 강남 등 서울 주요 입지에 1000가구 이상 대형 정비사업장을 수주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HS화성 관계자는 “면목동 정비사업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대구에 이미 지어진 HS화성의 아파트의 상태를 보여주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며 “이번 수주로 서울 지역에 HS화성의 브랜드가 조금 더 알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의 일거리가 부족해지는 현실에서 지방 건설사들이 일감을 찾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펴고 있다”면서 “서울까지 올라와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지방 건설사를 중심으로 서울의 소규모 사업장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S화성은 1958년 고(故) 이윤석 회장이 설립한 화성산업이 전신이다. 2019년 이윤석 회장의 아들인 이인중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3세인 이종원 전무(현 대표이사 회장)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2022년부터 이종원 사장이 회장으로 취임 후 수도권 진출과 해외 사업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