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해 1분기 중견건설사들이 분양한 주택 물량이 16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한주택건설협회(주건협)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중견 주택 분양 물량은 총 4812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2009년(3251가구) 이후 16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다.
중견 주택 분양 물량은 국토교통부의 시공 능력 평가 60위권 밖의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500가구 안팎의 공동 주택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공급 실적은 지난해 1분기(1만9075가구)와 비교하면 74.8%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2만4693가구) 대비로는 80.5% 감소한 것이다.
중견건설사들의 주택 분양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중견사들은 지방 분양 현장 비중이 큰 편인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특히 지방 미분양 문제가 심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892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방 미분양(5만2392가구)은 76.0%를 차지했다.
수도권 대형 건설사 브랜드 중심으로 분양 수요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중견건설사의 주택이 외면받는 현상도 분양 실적 급감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탄핵 이후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중소 건설사들은 분양 일정을 뒤로 미루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공급 계획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4만1007가구)보다 80.4% 줄어든 8038가구로 집계됐다. 잠정 집계된 이번 달 계획 물량(1615가구)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8%(4329가구) 줄었다.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분양 계획이 나온 지역은 월 평균 6.2곳이다. 특히 광주, 울산, 세종은 올해 들어 5개월간 분양 예정 물량이 없었다.
중견 주택업계에서는 중소 건설사들의 실적 개선과 지방 분양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제도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건협 관계자는 “주택 경기 침체가 극심한데 회원 가운데 지방 지역 업체들이 많다보니 전체 분양 실적도 크게 줄었다”며 “현재 정부의 미분양 대책에는 수요 진작책이 없어 지방 미분양 주택 구입시 5년간 양도세 면제를 포함한 세제나 금융 지원책을 계속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