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에게나 권하라’는 악명이 붙은 지역주택조합의 성공사례가 서울시 동작구에서 다수 나오고 있다.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부지 확보 없이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사업 장기화 되거나 조합의 비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7일 서울시·동작구 등에 따르면 동작구 내에서 착공까지 성공한 지역주택조합 사업장은 총 12곳이다. 2007년 11월 착공, 2013년 사용승인을 받은 상도1동의 ‘힐스테이트상도프레스티지’를 시작으로 올해 1월 착공에 들어간 ‘사당3동지역주택조합(힐스테이트이수역센트럴)’까지다. 이중 상도동에 성공사례 9곳이 집중돼 있다. 이외에는 사당동 2곳, 신대방동 1곳, 대방동 1곳이다. 이중 가장 최근 착공에 들어간 ‘힐스테이트이수역센트럴’은 연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3동 '이수역힐스테이트센트럴' 조감도./홈페이지 제공

서울시 기준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주택조합은 지난해 말 기준 118곳으로 집계된다. 이는 모집신고, 조합설립인가, 사업계획승인, 착공이 진행 중인 사업장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이중 동작구가 24곳으로 가장 많다. 이어 영등포구가 11곳, 마포구가 10곳, 은평구가 9곳이다.

지역주택조합은 6개월 이상 일정 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주택 소유자가 조합을 구성해 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토지매입부터 조합원들이 주도하는 만큼 일반분양 대비 80% 가량 저렴하게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행 이익이 없는 만큼 조합원의 이익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도가 높은 사업이다. 사업 진행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 리스크를 조합원들이 떠안아야 한다. 통상 조합의 집행부가 사업을 이끌게 되는데, 토지미확보, 조합원간의 분쟁 등으로 사업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다. 사업이 전 과정이 확정되지 않은 채 시작하는 만큼 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 조합·업무대행사의 비리가 발생하거나 최악의 경우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하이리스크 정비사업’으로 ‘원수에게나 추천하라’는 악명이 붙은 이유다.

동작구에서 지역주택사업 성공사례가 많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사업지가 많기 때문이다. 노후 주택지가 많은 만큼 구획을 정해 조합원들이 자진해 사업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한강 이남의 중앙에 차지하고 있고, 강남 접근성이 좋아 1군 건설사의 시공도 적지 않다. 구 차원의 인허가, 협의가 잘 이뤄지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장과 조합원이 주가 되어 진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지원은 없다”면서도 “구에서는 조합이 협의를 요청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으며, 행정절차 처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