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를 앞둔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과 포스코이앤씨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수주전 초반 각자의 강점을 내세우며 ‘시공 품질’을 약속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중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앞둔 가운데 HDC현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는 두 건설사 만이 참여했다. 모두 복합개발을 해 본 경험이 있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두 건설사는 입찰 이후 조합원들을 위한 자금·금융 지원 방안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HDC현산은 3.3㎡당 공사비로 858만원으로 제시했다. 포스코이앤씨의 공사비 대비 , 조합원당 최저 이주비 20억원(LTV 150%)을 내걸었다. 공사기간도 42개월로 상대적으로 짧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1조5000억원 이상의 사업촉진비를 제시했다. 조합원 수로 나눠보면 가구당 약 34억원이상의 사업비가 나오는 셈이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보강을 통해 조달해 조합이 가장 자금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최저 금리로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입찰 전 수주전 초반 ‘시공 품질’을 두고 날을 세웠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HDC현산은 여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이른바 ‘용산 타운’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HDC현산은 이미 용산역을 개발해 본사가 있는 HDC아이파크몰을 만들었고, 용산철도병원부지,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공간 개발사업들을 연결해 복합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미국 건축설계기업 SMDP, 부동산컨설팅기업 CBRE코리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복합상권을 만들겠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국내에서 초고층 건물 시공경험이 가장 많다는 점을 내세웠었다. 용산 최초로 하이앤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적용하기로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2019년 11월 부산의 초고층 건축물 엘시티를 준공했다. 엘시티의 초고층 복합개발로 조성됐다. 연면적은 66만1138㎡, 총 3개동 중 랜드마크타워(411m)는 101층이다. 2020년 7월에는 여의도 파크원(Parc.1, 333m) 준공했다. 이외에 송도 동북아무역센터(305m), 동탄 메타폴리스(249m),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237m), 부산 더샵 센트럴스타(207m) 등을 지었다.
대형건설사 두 곳이 출혈 경쟁 양상을 보이는 것을 두고 건설업계에서 우려하는 시선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정비업계 수주에 나서는 건설사들은 수익성, 리스크 관리를 위해 경쟁 수주를 꺼리는 추세다. 향후 건설은 물론 경기 전반의 전망이 어둡고,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책정된 공사비가 향후 준공까지 얼마나 오를지도 가늠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HDC현산은 용산에 본사가 있어 용산 일대 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포스코이앤씨는 오랜 시간 해당 사업장에 공을 들여왔다고 들었다”면서 “다만 지금 경쟁 양상이 과도한 점이 있고, 차후 공사 과정에서 잡음이 나올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HDC현산 관계자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글로벌 상권이자 비즈니스 허브로 탈바꿈시키는 마스터플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본사와 더불어 HDC현산이 용산에서 개발 중인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주요 지역에서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전략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라면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은 그 일환으로 미래가치를 고려해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했다.
용산 정비창전면 제1구역은 용산구 한강로3가 일원 7만1900.8㎡ 부지에 건폐율 59%, 용적률 800% 이하를 적용해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의 공동주택 12개동 777가구와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업무시설 등을 신축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조합의 예상 총 공사비는 약 9558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