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악성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 운영하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가 등록이 완료됐다. 이는 지난해 3월 CR리츠 제도가 부활한 이후 1년여 만에 등록이 완료된 첫 CR리츠다. 본격적으로 지방 미분양을 매입하는 첫 번째 CR리츠가 나오면서 심화되고 있는 미분양 주택 문제가 본격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2호CR리츠’가 전일 국토부의 등록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리츠는 대구 수성구에 있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약 300가구가량을 매입해 운용한다. 사업비는 467억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2호)CR리츠가 처음으로 등록이 됐다”고 했다. 해당 리츠를 운영하는 JB자산운용 역시 “21일자로 등록이 완료됐다”고 했다.
CR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 임대로 운영하다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매각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2호CR리츠는 국토부가 지방 미분양 CR리츠를 부활시킨 이후 첫 번째로 영업을 시작한 CR리츠다. 국토부는 작년 3월 미분양 주택 문제에 대응해 2014년 이후 10년 만에 CR리츠 제도를 되살렸다. 이후 전남 광양의 미분양 아파트를 담은 ‘KB광양펠리시아 CR리츠’, ‘제이비제1호 CR리츠’ 등이 지난해 9월과 10월에 등록을 신청했다. 그러나 CR리츠와 매입하려는 아파트의 건설사 간 매각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등록이 완료돼 운영을 시작한 CR리츠는 나오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CR리츠가 나오면서 CR리츠를 통한 지방 미분양 매입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4월 말~5월 초까지 대구, 광양 등 미분양 주택 2000가구를 담은 CR리츠도 등록 신청이 이뤄질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주와 다음 주쯤 추가적인 CR리츠 등록 신청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 2월 말 전국 2만3722가구다. 이는 전년 동기(1만1867가구) 대비 99.9%(1만1천855가구) 증가한 수준이다. 2013년 9월(2만4667가구)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전국 악성 미분양의 80.8%는 지방(1만9179가구)에 위치해 있다. 건물이 다 지어졌지만 팔리지 않은 아파트 10채 중 8채가 지방에 몰려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