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 일대 노른자위 입지로 꼽히는 잠원동아 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약 5년 후 반포 일대 1000가구가 넘는 신축 대단지가 또 등장하게 된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원동아 리모델링주택조합은 오는 3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사전자문을 통과하면서 향후 심의 과정도 수월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사전자문은 사업이 본격적인 심의를 거치기 전에 도시계획, 건축 기준을 사전에 검토하는 절차다. 조합은 5월 교통영향평가, 7월 건축심의를 접수할 계획이다.

잠원동아 리모델링 '디에이치 르헤븐' 조감도./현대건설 제공

잠원동아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현재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접수해 두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면서 “2027~2028년쯤 조합원 이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잠원동아는 2002년 준공된 991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행정구역상으로는 잠원동에 속하지만 생활권은 반포동에 가깝다. 4차선 도로 맞은편으로 반포자이, 바로 옆에는 메이플자이가 위치해 있다. 2021년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같은해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다음해 서초구청에서 안전진단 결과를 C등급으로 받았다.

현대건설은 이곳에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리모델링 후 아파트명은 ‘디에이치 르 헤븐’으로, 규모는 1073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82가구는 일반분양으로 풀릴 예정이다.

최근 재건축 규제 완화 이후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다수의 아파트들이 재건축으로 선회하고 있지만, 잠원동아는 리모델링 사업을 꾸준하게 추진해 왔다. 잠원동아의 용적률은 316%로 재건축으로는 수익성을 얻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잠원동아는 7호선 반포역을 끼고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리모델링이 끝나고 나면 신반포 일대가 구반포에 이어 신축 대단지로 거듭나게 될 예정이다. 총 3307가구인 메이플자이는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잠원동아의 매매가격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2년 전용 84㎡ 기준 28억1000만원(11층)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20억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다 지난해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가격대를 회복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27억5000만원(19층)에 거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