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한남4구역의 시공권을 따내면서 한남뉴타운 3개 구역의 시공사가 확정됐다. ‘래미안’과 ‘디에이치’, ‘써밋’ 등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한남 일대를 장식하게 됐다. 시장의 눈은 이제 마지막 남은 정비구역인 ‘한남5구역’으로 향한다. DL이앤씨의 ‘아크로’가 붙게 될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5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에는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는 2월 15일 새로운 조합장과 조합 임원을 뽑는 총회를 마치고 나면 최대한 빠르게 시공사 선정 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로썬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 2차 시공사 입찰이 모두 DL이앤씨 단독입찰로 유찰됐기 때문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2회 이상 경쟁 입찰이 이뤄지지 않으면 단독 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일대./뉴스1

하지만 조합 내부에서는 DL이앤씨와의 수의계약을 확신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 차기 조합장 후보 중에는 경쟁입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어서다. 최근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으면서 조합원에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 만큼 경쟁입찰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사업을 빠르게 진행 시키기 위해서는 DL이앤씨와의 수의계약을 맺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남5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서는 조합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변수가 있을 것”이라면서 “1500여명의 조합원들 중에는 경쟁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사업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한남5구역 조합이 DL이앤씨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한남4구역(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따낸 삼성물산은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남2구역(한남 써밋) 시공사인 대우건설도 같은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의 시공권을 따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한남3구역(디에이치 한남)을 시공하기로 한 만큼 말을 아끼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주요 입지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남5구역은 오래 공을 들인 곳으로 이 역시 주요 관심 사업장 중 하나”라고 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대형 정비사업을 할 만한 대형건설사들은 한남뉴타운에 다 깃발을 꽂은 상황”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다들 판세에 민감해 한남5구역에서 출혈 경쟁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남5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일대에 지하 6층, 지상 23층, 56개 동 2592가구 아파트와 판매·업무시설 1개 동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조7583억원으로, 한남4구역보다 규모가 크다. 한남5구역은 한남뉴타운의 대장구역이라 할 수 있다. 한강과 접하는 면적이 가장 넓고 다른 구역과 달리 대부분이 평지다. 인근에는 서빙고초등학교와 한강중, 오산중, 오산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