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건설사가 사내벤처 육성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1월 사내벤처가 추진하는 주거환경 서비스 ‘하임랩(HEIMLAB)’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완료하고 서비스를 공식 시작했다. 하임랩은 독일어로 집을 의미하는 하임(HEIM)과 연구소를 뜻하는 랩(LAB)의 합성어다.
하임랩은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기능·환경 점검과 기능 향상 시공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겉보다 속이 안전한 아파트’를 슬로건으로, 열화상 카메라와 세균측정 장비 등 첨단장비를 이용해 집 내부의 단열·난방·누수·수압·누전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한다.
녹물·곰팡이·악취·공기질 등 주거 환경도 점검한다. 항목별로 점검보고서를 작성하고, 향후엔 ‘하임랩 솔루션’을 통해 문제의 기능을 개선하는 시공도 제공할 예정이다. 점검 비용은 20평형이 40만원, 30평형이 45만원, 50평형 이상이 55만원이다.
하임랩은 GS건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주택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에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임랩은 현재 서울 강남구에서만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추후 대상 지역을 넓히고 인테리어 견적, 계약, 시공, 완료 점검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DL건설의 사내벤처는 작년 7월 토지 플랫폼 ‘랜드테크컴퍼니(LandTechCompany)’를 설립했다. 랜드테크컴퍼니는 디벨로퍼를 타깃으로 토지주와 디벨로퍼를 연결하는 토지 솔루션 플랫폼이다. ‘개발사업의 모든 것’, ‘토지거래의 장’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다.
토지주가 토지 정보를 등록하면, 랜드테크컴퍼니는 파트너사와 함께 토지 가치를 평가하고 사업성 분석을 진행한다. 향후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공공데이터를 한눈에 보고, 해당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랜드테크컴퍼니는 “토지주와 개발자를 직접 연결해, 토지주는 적정 토지가를 받을 수 있고 개발자는 중개 비용을 절감해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GS건설의 하임랩과 DL건설의 랜드테크컴퍼니는 사업 초기 단계인데, 다른 건설사에는 사내벤처가 외부 투자유치에도 성공해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한 사례가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사내벤처 웍스메이트(WorksMate)는 2020년 4월 ㈜웍스메이트 법인을 설립하며 분사(스핀오프)했다. 웍스메이트는 건설인력 중개 플랫폼 ‘가다(GADA)’를 운영하고 있다. 건설사가 ‘가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일자리의 장소와 시간, 급여 등을 공지하면 일용직 근로자는 새벽에 인력사무소에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건설 일자리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인력사무소에 나가지 않고 구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설사도 데이터화된 근로자 정보를 보고 구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웍스메이트는 작년말 기준으로 누적 건설 근로자 7만2000명, 누적 건설 일자리 매칭 6만2000건의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또 서비스 출시 15개월 만에 한국성장금융과 포스텍홀딩스,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프리 시리즈(Pre-Series) A 투자를 유치했다.
포스코그룹의 사내벤처인 ‘공새로’도 작년 8월 ㈜공새로 법인을 설립하며 분사했다. 포스코건설에서 10여년 근무한 남가람 대표가 포스코그룹의 사내벤처 프로그램 ‘포벤처스(POVENTURES)’를 통해 2020년 12월 공새로를 출범했고, 8개월여 만에 분사를 마쳤다. 공새로는 작년 11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공새로는 건자재 조달 중개 플랫폼 ‘공새로’를 운영하고 있다. 건설사와 건자재 공급사 간 거래를 중개한다. 건설사는 공새로를 통해 손쉽게 건자재 공급업체를 물색할 수 있고, 건자재 품목별 적정 시세와 현장 위치에 따른 인근 최적 공급업체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건자재 공급사는 추가 매출처를 확보하며 사업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
구조설계 소프트웨어 시장 세계 점유율 1위의 마이다스아이티도 포스코건설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1989년 포스코건설 제1호 사내벤처로 시작해 2000년 분사했다.
남가람 공새로 대표는 “플랫폼 서비스 아이디어가 실제로 효율적인 시스템인지 기술검증(PoC)을 해야 하는데, 건설업 특성상 외부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현장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 “사내벤처는 현장검증을 확보하고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 전 포스코건설 현장에서 10여년 근무했고, 공동창업자는 본사 자재팀에서 10여년 근무하며 시장의 니즈가 있다고 판단해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