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월호·이태원·무안 여객기·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의 희생자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라는 행사에 참석해 “국가의 제1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데, 국민이 위협을 받을 때 국가가 그 자리에 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사회적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유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유명을 달리한 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부를 대표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처럼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 사죄의 말씀으로 떠난 사람들이 돌아올 리도 없고, 유족의 가슴에 맺힌 피멍이 사라지지도 않겠지만 다시는 정부의 부재로 국민이 생명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사회적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 참석했다. /대통령실 제공

이 대통령은 행사를 마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304, 159, 14, 179, 저마다의 이름과 꿈을 안고 스러져 간 656개의 우주를 기억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숫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304명), 이태원 참사 희생자(159명), 오송 참사 희생자(14명), 무안 여객기 참사 희생자(179명)를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이 글에서 “예방할 수 있는 사고가 반복됐고, 피할 수 있었던 비극 앞에 무력했다”며 “미흡했던 대응과 변명, 회피, 충분하지 않았던 사과와 위로까지, 이 모든 것을 돌아보고 하나하나 바로잡아가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