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기업 총수들은 13일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민관이 힘을 합쳐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 자리에서 “표방하시는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국정 철학은 저희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불안하게도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복잡한 위기 상황이고 혹자는 IMF 위기에 버금가는 ‘국난의 시기’라고도 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이 자리까지 성장해왔고, 이번 위기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또 20년, 30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며 “정통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임금 일자리를 더욱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언급한) 중소기업과의 상생은 저희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현장 안정 문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 “한 가지 부연하자면 대통령 되시고 나서(야) 대통령 자서전을 읽어봤다”고 말해 웃음을 이끌었다.

이 회장이 언급한 자서전은 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2월 펴냈던 책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로 보인다.

이 책에는 어린 시절 소년공으로 일했던 경험부터 사법시험 합격, 노동 운동,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선 후보에 이르기까지 이 대통령의 인생 여정과 정치 철학이 담겼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꿈을 줘야겠다”며 “삼성의 모든 사회공헌 활동은 청년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적응을 빨리 할 수 있을지에 많은 포커스(중점)을 두고 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앞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고, 국난 극복을 위해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 회장은 “기업인들에 보여주신 관심에 경제계도 상당히 기대가 크다”면서 “하지만 국내 여건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내부 부진 및 투자심리 위축,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가 있고, 밖에서는 미중 패권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리스크가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특히 올해는 미국 상호관세 부과로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 이게 부과를 하면 ‘부과를 했다’ 이렇게하면 좋을 텐데 그것도 아니고, ‘한다 만다’ 하다보니 무엇을 결정할 수 없는 불안한 시간이 계속 흘러 불안정한 형태가 됐다”며 “그래서 기업인들이 사업 결정을 하거나 투자를 하는 데 상당히 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각국 현장을 오가며 대외변수를 계속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민관 대미 아웃리치 사절단을 만들어 워싱턴을 방문했다”며 “조선, 에너지, 원자력, AI, 반도체, 모빌리티, 마지막 중간재 등 6개를 전략 산업으로 해서 미국과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기업들이 미국 경제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바지 했는지 설명을 했고 대한상의뿐만 아니라 무역협회나 다른 경제단체들도 이러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난달에는 일본을 찾아 이시바 총리와 면담을 하고, 공통의 과제에 직면한 한국과 일본이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협력할 필요성과 양국의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업 활동에 대해 일본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며 “이것은 이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와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총수와 장관들이 간담회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광모 LG그룹 회장.[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 밖에도 오는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1700개의 해외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최회장은 “민관이 원보이스(하나의 목소리)로 협력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며 “최근 이 대통령께서 미국, 중국, 일본 정상과의 통화에서 APEC 회의 참석을 요청하신 만큼 저희도 중요한 ‘빅샷 기업인’들을 초청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사의 위상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초청 및 행사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경제계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정상회의 성공과 국가 위상 제고에 기여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