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 성사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 통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30분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통화라는 격식에 맞게 공식 통역을 두고 정상통화를 시작했지만, 협의가 진행되면서 한 대행이 직접 영어로 소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대행의 영어에 ‘뷰티풀 잉글리시’(Beautiful English, 훌륭한 영어)라고 찬사를 보내며 협의 분위기를 띄웠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통화 후 SNS에 ‘그레이트 콜’이라고 한 것처럼 상당히 만족한 것처럼 보였다”고 이 같은 정상통화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자신의 발언권을 우선적으로 가져가며 협상의 주도권을 가져가는 트럼프 대통령식 협상의 기술은 이번 정상 통화에서 구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시간을 재보진 않았지만 한 대행께서도 충분히 발언을 했다”며 “인트로덕션(서론)에 들어가면서부터 우리 생각을 충분히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 혼자 얘기하진 않았다”고 했다.
한미 양국간 관세 협상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정상 간 통화에서 희망 관세율 등 구체적인 수치를 교환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진 않았다”면서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밝히지도 않았다. 투자와 구매, 조선업 협력 등 중장기적 균형을 이루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상 통화를 계기로 향후 대미 통상 협상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정상 간 대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앞으로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통상 당국과 사안별로 협상을 시작하겠다”며 “최우선 목표는 관세율 조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스톱 쇼핑’ 발언을 협상에 굉장히 오픈돼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면서 “정책적 대응과 협상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