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초선·서울 강남을)이 5일 “12·3 비상계엄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었다”며 ‘릴레이 사과’ 첫 주자로 나섰다. 그러면서 “당내 쇄신과 재창당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5일 대국민 사과하면서 재창당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석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원내대변인직 사의를 표명한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나와 반성문을 발표했다.

그는 “12월 3일 이후 혼란스러웠던 지난 6개월간 충분한 반성과 사과를 전달 드리지 못했다. 이제라도 상황을 정리드리고 반성과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는 운 좋게 12월 3일 국회 담을 넘어 계엄해제에 참여했다 하지만 제 동료들은 저처럼 운이 좋지 못했다. 그 당시 국민의힘 단체 대화방 소통은 매우 큰 혼선에 빠졌다. 안타깝게도 많은 동료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12월 3일 아침에 열린 긴급 의총에서 우리 모두 한목소리로 계엄에 반대했고 대통령의 조기 하야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모두 인식하고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어 “우리는 모두 질서 있는 하야를 시도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게 국민에 대한 저희의 책임이고 도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탄핵 소추가 너무 빨리 통과되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박 의원은 “탄핵 소추안 통과에 놀란 국민이 거리로 직접 나오게 됐다. 여기에 헌법 재판과정에서 다양한 절차적 파행이 겹쳤다. 국민에 상황을 설명해 드릴 틈도 없이 광장의 민심은 탄핵 반대로만 응집돼 갔다. 이런 전개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을 이제야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탄핵을 일방적으로 반대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차, 2차 탄핵은 상당히 부실하고 문제가 많았다. 독소 조항이 많았다. 그래서 결국 탄핵 심판 과정에서 내란죄를 넣었다, 뺐다 하는 커다란 혼란이 빚어졌다”며 “그래서 저희는 3차, 4차 탄핵안을 기다리며 상황을 안정시키고자 했었다. 그러나 2차 탄핵안이 별다른 준비도 없이 통과되면서 상황은 통제 불능에 빠져들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러한 일이 벌어진 근저에는 당내 분열이라는 내부의 내재적 결함이 있었다. 분열 속에 깜깜이 탄핵 소추를 열었고 혼란은 너무 크게 증폭돼 버렸다”며 “당내 분열 속에서 탄핵 반대당과 계엄 옹호당이 아니냐는 낙인까지 스스로 찍게 됐다”며 “졸속 탄핵 소추를 열어버린 점, 스스로 탄핵 반대 낙인을 찍어버린 점, 그래서 대선 패배로 이어진 점 등 이 일련의 모든 사안들에 깊이 죄송하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박 의원은 울컥한 듯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박 의원은 또 “국민으로부터 자주 듣는 얘기가 ‘제발 자리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씀이었다”며 “그렇게 하겠다. 어떤 순간에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울러 재창당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 쇄신과 재창당 운동에도 돌입하겠다”며 “보수 우파 정당은 이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을 시작으로 당내에선 ‘릴레이 사과’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저부터 시작해 반성 행진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동참 의사를 밝힌 이들이) 몇 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