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대선 패배에 대해 “계엄을 했던 대통령의 뜻이 당에 일방적으로 관철된 데 대해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내 민주주의 회복, 우위의 경제 비전 확립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지하 강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이날 새벽 2시 10분쯤 대선 패배 승복 선언을 발표하고 떠난 지 14시간 만이다.
그는 먼저 “오늘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보면서 제가 너무나 큰 역사적인 죄를 지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뜻을 담아 국민, 당원 동지께 큰절로 사죄하겠다”고 바닥에 엎드렸다.
이어 이번 대선 패인 중 하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사태를 꼽았다. 김 전 후보는 “우리 당이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념, 그것을 지키기 위한 투철한 사명이 없다”며 “그것이 계엄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계엄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데 대해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이런 식의 계엄은 다신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전 후보는 정치라는 건 목표도 중요하지만 수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적절치 않은 수단을 쓰도록 말릴 수 없었던, 제어하는 힘이 내부에 없었다는 점이 매우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이 된 것에 대해선 양보, 타협할 수 없고 단호한 거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가 과연 어떤 사람을 당대표로 뽑느냐, 누구를 공직 후보자로 뽑느나”라며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그는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말이 안 되는 방식으로 공직 후보자를 뽑지 않았나”라며 “과연 민주주의가 살아 있는 당인지 깊은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민생과 경제 비전이 우위에 있다는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후보는 “경제와 민생에 대한 당의 투철하고 확고한 자기 역할이 필요하다”며 “의원회관에 ‘경제는 민주당’ 포스터가 있는 것 보고 놀랐다. 그동안 ‘경제는 국민의힘’이 분명한 구호였는데 지금은 과연 국민의힘이 경제를 제대로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우리 당이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며 “현장과 동떨어진 점이 선거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함께 당의 단결도 강조했다. 김 전 후보는 “다퉈야 할 때가 있고 다투지 말아야 할 때도 있다”며 “의견 차이를 어떻게 하는지 좀 더 민주적이고 허심탄회한 우리 나름대로의 당내 룰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 전 후보는 “패장으로서 송구스럽다”며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