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이르면 오는 15일 서울 구로공단을 찾아 여성 근로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김 후보와 노동운동 동지로 만난 인연을 강조하면서, 청년·노동자·소외계층 등을 끌어안는 ‘약자 행보’에 무게를 싣는 행보로 풀이된다.
13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김 후보측은 이번 주 내로 설 여사가 구로공단을 찾아 여성 근로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설 여사는 1978년 구로공단에 있는 ‘세진 전자’라는 전자부품회사에서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설 여사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2030 젊은 여성 근로자들과 만나 육아 등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노동 권익 향상을 위한 김 후보의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연장선상에서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일정도 고려하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설 여사가 노동운동 하던 시절에는 여성 근로자들이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었다”며 “그래서 그때 사모님이 동생분과 탁아소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여성 근로자들의 육아 고민과 커리어 관리에 대한 고민을 듣고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일정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 여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5주년을 전후해 자신의 고향인 순천도 방문할 예정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김 후보가 여력이 안 돼 직접 가지 못하는 종교시설이나 지지단체 등을 방문할 것”이라며 “여성 경제인들과의 간담회도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도 ‘정중동 행보’로 물밑 경쟁에 나섰다.
김 여사는 설 여사와 지난 12일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조우했다.
두 사람은 이날 대선 후보 배우자 자격으로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어 조계종 총무원장 및 신도회장과 비공개로 사전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여사는 과거 인연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부터 2014년 이 후보와 김 후보가 각각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배우자 모임에서 만났던 인연을 언급하며 덕담을 나눴다고 한다.
다만 설 여사가 공개 외부행보에 나서는 것과 달리 김 여사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이날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과 약 30분간 면담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김 여사는 절제된 비공개 행보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선거 기간이 매우 짧기도 하고, 종교계를 중심으로 국민 화합 등 여러 의견을 듣고 이 후보자에 전달해 주는 정도로 역할을 제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