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대 대선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대전 현충원을 찾아 연평해전·천안함 사태 전사자 등 순직한 호국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피해자인 고(故) 채수근 상병의 묘역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공동 선거대책위원장만 별도로 참배하기로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대전 현충원을 찾았다. 묘역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는 “위대한 대한민국”이라고 썼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계엄과 탄핵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잘 논의해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이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 당 스스로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한 것, 이런 계엄이 일어나기 전에 대통령과 진정한 협치의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한 입장을 묻지 이같이 답한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에도 안철수 의원 등의 사과 요구에 “논의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왔다.
김 후보는 현충탑에서 분향 후 국가 사회공헌자 묘역과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묘, 천안함46용사의 묘역을 잇달아 찾아 헌화하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국가 사회공헌자의 묘역에선 최형섭 과학기술처 장관, 김성환 시사만화가, 김만제 경제기획원 장관, 이만섭 국회의장 묘 등을 참배하고, 한필순 한국원자력 연구소장의 묘에는 헌화했다.
보수 진영이 중시하는 핵심 가치인 ‘보훈’과, 원자력 발전 등 국가 기술안보를 중시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본인의 목숨을 바쳐 희생한 분이 많다. 정치를 떠나 국민 모두가 와서 참배하고 이분들의 훌륭한 헌신의 정신을 기리고 이어받는 게 국가 기본”이라며 “호국 보훈의 정신을 기리고 호국보훈 가족들을 명예롭게 모시는 것이 국정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후보는 지난 2023년 7월 폭우 사태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채해병의 묘역은 촉박한 일정 등을 이유로 찾지 않았다. 김 위원장만 별도로 참배하기로 했다.
김 후보는 “오늘은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을 처음으로 시작한 분의 묘소와 서해수호나 국토수호를 위해 순국한 천안함, 연평해전 순국선열들의 묘역을 몇 분만 참배했다”며 “일일이 참배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현충탑에 참배하는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가 한 일에 대해 당연히 사과를 드려야 하는 것”이라고 참배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 중에선 추경호 원내대표가 지난해 1주기를 앞두고 채 해병 묘소를 참배한 바 있다.
이날 현충원 참배는 김용태 공동 선거대책위원장과 박덕흠·이만희·엄태영·이종배·강승규 의원, 이상민 대전시당 위원장, 이준배 세종시당위원장, 서승우 충북도당위원장, 김영석 충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김 후보의 지지자들도 50여명 모여들었다. 이들은 ‘김문수와 함께 앞으로’ ‘김문수가 적통이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김 후보를 응원했다. ‘윤 어게인(YOON AGAIN)’ 팻말과 성조기를 함께 들고 있는 지지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