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대 대선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대전 현충원을 찾아 연평해전·천안함 사태 전사자 등 순직한 호국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피해자인 고(故) 채수근 상병의 묘역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공동 선거대책위원장만 별도로 참배하기로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뉴스1

김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대전 현충원을 찾았다. 묘역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는 “위대한 대한민국”이라고 썼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계엄과 탄핵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잘 논의해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이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 당 스스로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한 것, 이런 계엄이 일어나기 전에 대통령과 진정한 협치의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한 입장을 묻지 이같이 답한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에도 안철수 의원 등의 사과 요구에 “논의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왔다.

김 후보는 현충탑에서 분향 후 국가 사회공헌자 묘역과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묘, 천안함46용사의 묘역을 잇달아 찾아 헌화하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국가 사회공헌자의 묘역에선 최형섭 과학기술처 장관, 김성환 시사만화가, 김만제 경제기획원 장관, 이만섭 국회의장 묘 등을 참배하고, 한필순 한국원자력 연구소장의 묘에는 헌화했다.

보수 진영이 중시하는 핵심 가치인 ‘보훈’과, 원자력 발전 등 국가 기술안보를 중시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본인의 목숨을 바쳐 희생한 분이 많다. 정치를 떠나 국민 모두가 와서 참배하고 이분들의 훌륭한 헌신의 정신을 기리고 이어받는 게 국가 기본”이라며 “호국 보훈의 정신을 기리고 호국보훈 가족들을 명예롭게 모시는 것이 국정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후보는 지난 2023년 7월 폭우 사태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채해병의 묘역은 촉박한 일정 등을 이유로 찾지 않았다. 김 위원장만 별도로 참배하기로 했다.

김 후보는 “오늘은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을 처음으로 시작한 분의 묘소와 서해수호나 국토수호를 위해 순국한 천안함, 연평해전 순국선열들의 묘역을 몇 분만 참배했다”며 “일일이 참배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현충탑에 참배하는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가 한 일에 대해 당연히 사과를 드려야 하는 것”이라고 참배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 중에선 추경호 원내대표가 지난해 1주기를 앞두고 채 해병 묘소를 참배한 바 있다.

이날 현충원 참배는 김용태 공동 선거대책위원장과 박덕흠·이만희·엄태영·이종배·강승규 의원, 이상민 대전시당 위원장, 이준배 세종시당위원장, 서승우 충북도당위원장, 김영석 충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김 후보의 지지자들도 50여명 모여들었다. 이들은 ‘김문수와 함께 앞으로’ ‘김문수가 적통이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김 후보를 응원했다. ‘윤 어게인(YOON AGAIN)’ 팻말과 성조기를 함께 들고 있는 지지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