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전날에 이어 다시 마주 앉았다. 단일화 시점에 대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단일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당사자들이 2차 담판 회동에 나선 것이다.
두 후보간 2차 회동은 예상 밖의 장소와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회 사랑재 야외 커피숍에서 회동 전체를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김 후보가 제안하고 한 후보 측이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김 후보는 회동에 앞서 가진 KBS 인터뷰에서 “(비공개로 하면) 자꾸 말이 달라질 수 있다. 그대로 생생하게 다 보여주면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지 않나. 그래서 단일화 과정의 오해를 줄이고 단일화를 원만하게 해서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공개되는 게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전날 1차 회동에선 한 후보가 약속 장소에 먼저 와 기다렸지만, 이날은 김 후보가 먼저 와 한 후보를 맞이했다. 회동은 4시 30분 정각에 시작됐다.
초반부터 양 후보는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한 후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는 회동 전 방문한 대구에서 단일화에 대한 열망을 전하며 “김 후보가 4월 19일부터 5월 6일까지 18일 동안 과정에서 스물 두 번이나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 하겠다고 말씀하신 것을 (국민이) 알고 계시더라”고 했다. 이어 “만약 제대로 못 해내면 솔직히 말씀 드리면 후보나 저나 속된 말로 바로 가버리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또 “참모들의 생각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니까 해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 후보는 또 김 후보가 이날 오전 제안한 ’14일 토론회, 1516일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로드맵을 두고 “일주일 뒤 하자는 건 하지 말자는 것과 똑같이 본다”며 “당장 오늘 내일 결판 내자. 왜 못하나”라고 했다.
김 후보는 “출마 결심을 했다면 당연히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합당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안 들어오고 밖에 계셨나”라고 되물었다.
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 가결로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직무에서 87일간 배제돼 이에 대한 수습이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한 번도 못했고 위기에 처한 관세 폭탄을 어떻게 할지 방향도 못 잡는 상황이었다. 그 시기에 무책임하게 떨쳐버리고 대선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가야겠다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열심히 부처와 노력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무엇을 협의할지 정하고 논의할 수 있는 구조도 만들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도 정리하고 5월 1일 사직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왜 안 들어왔나라고 하는 건 정말 사소한 문제”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공개 회동 시작 전부터 약속 장소에는 양측 지지자들 50여 명이 몰려들었고, 일부 지지자들은 상대 후보를 향해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