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 대선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왔던 현역 의원들이 2차 경선 컷오프 하루 만인 30일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가 30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지지 선언을 위해 찾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 경선 캠프 소속 의원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유상범·김대식·백종헌·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김 후보 선거 캠프에서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각각 홍 전 시장 대선 캠프에서 총괄상황본부장, 후보 비서실장, 보건복지총괄본부장, 노동총괄본부장을 지낸 핵심이었다.

이들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비롯해 범보수 진영 인사들과 ‘반이재명 빅 텐트(big tent)’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어제 홍 후보가 탈락 고배를 마신 후 모두 모여 김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의견을 취합했다”고 했다.

이어 “요즘 국민의힘은 12척의 배로 외적선을 마주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모습이다. 이순신 장군이 울둘목을 이용해서 외적을 물리쳤듯 결국 김 후보가 단일화 빅 텐트를 주창하고 있고, 그것이 보수 후보 유일의 승리 방정식이라는 데 공감한다”고 했다.

김 후보 캠프 측 윤상현 의원은 “(홍 캠프에 있던 분들이) 신속히 결정을 내린 배경은 김 후보와 홍 후보가 가치와 신념, 지향점이 같다는 데 있다고 본다”며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체제 수호 전쟁이고 김 후보 캠프와 홍 후보 캠프가 체제수호전쟁에 동시적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반명(반이재명) 연대로 자유민주주의 양심세력을 총결집해서 반드시 이재명의 민주당을 꺾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홍 전 시장 캠프에서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았던 이영수 새미준 중앙회장, 총괄조직본부장이었던 김선동 전 국회의원,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외 원외 당협 53곳도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정계은퇴를 선언한 홍 전 시장에 대해 “그동안 한 번도 맞서 본 적이 없고 이번에 그렇게 됐다”며 “(홍 전 시장의 정계 은퇴 선언을) 들으면서 제 마음속에 우리들의 30년간 정치적 역정이 떠오르고 정말 안타깝고 개인적으로는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제가 안 나왔으면 홍 후보가 잘됐을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유 의원 등의 합류에 대해서는 “기쁨도 크지만 홍 후보를 생각하면 제가 할 일이 많다”며 “홍 후보가 생각하던 좋은 뜻을 받아서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2차 경선에서 낙마한 홍 전 시장 캠프 관계자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홍 후보를 지지하던 당심은 김 후보에게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차 경선에선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 지지층의 입장이 극명하게 나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