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29일 당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대표적인 검사 출신 정치인의 홍 후보는 1993년 서울지검에서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해 권력 실세들을 구속하며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 사건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8대까지 내리 4선을 했고, 이후 21대 국회에서 5선 의원을 지냈다. 당 대표 2회, 당 원내대표, 경남도지사, 대구시장 등을 지냈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 2차 경선 결과 탈락한 소감을 밝히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지난 30년간 여러분의 보살핌으로 참 훌륭하고 깨끗하게 정치 인생을 졸업하게 돼서 정말 고맙다”며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어 “내일(30일) 정들었던 우리 당을 떠나고자 한다”면서 “더 이상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더 이상 정계에 머물 명분도 없어졌다”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차기 대선 후보를 가리기 위한 3차 경선 진출자로 김문수·한동훈 후보(가나다순)가 진출했다고 밝혔다. 2차 경선 진출자를 대상으로 지난 27~28일 이틀간 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결과다.
홍 후보는 이후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조기 졸업했다”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울 시민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이제 부담 없이 시장통에서 거리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짧게 발표하고 자리를 떴다.
이날 선거캠프는 경선 결과 발표 이후 일부 지지자들이 고성을 지르거나 울부짖는 등 반발하는 광경도 포착됐다. 홍 캠프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대식 의원, 이성배 대변인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