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민의힘 후보 간 단일화를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에게 지원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야권 인사들 중 우리와 뜻을 같이할 생각이 있는 분들을 적극적으로 모아달라는 부탁이었다”고 해명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상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 회장과의 통화 취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우리가 (후보들을) 모아서 단일화하면 당의 후보가 경쟁력이 높아질 것 아니겠나”며 “한 대행 단일화에 도움을 달라는 것보다, 야당 내에서도 이재명 후보보다 우리 당을 지지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많이 (모이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또 “한 대행 단일화는 부탁한다면 내가 직접 하지, (정 회장을 통해서) 이야기할 건 아니다”라고도 했다. ‘한 대행과 소통하느냐’는 물음에는 “거의 없다”고 답했다.

앞서 권 위원장은 지난 26일 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 대행과 단일화를) 만들어 주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선 출마 결단이 임박한 한 대행이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추진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특정한 게 아닌, 야권 인사와의 ‘반(反)이재명 빅 텐트 구축’에 힘써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권 위원장의 발언이 당내 경선 중립성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선거인단 투표와 국민여론조사가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한 대행의 출마를 전제로 물밑에서 움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 아산의 현충사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과 정 회장의 통화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승리하는데 자신 없는 분들이 자꾸 말을 바꿔가면서 그렇게 조건들을 붙이는 것 같다”며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꾸 그런 얘기하는 것이 좋아보이지 않는다. 패배주의 아닌가요”라고 했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후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야당 인사들도 우리 당으로 오면 좋을 거 아니겠나. 뉴트럴(중립적인)한 문제다. (한 후보가) 각색해서 얘기한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 국면에선 통상적으로 당 지도부가 여러 사람들에게 요청하고 부탁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