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맞수 토론’에서 날 선 발언들을 주고받으며 격돌했다.

25일 오후 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 방송 전 악수를 하고있다. /뉴스1

이날 서울 광화문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2차 경선 맞수 토론회에서 토론 상대로 서로를 지목한 한 후보와 홍 후보는 ‘자유 주제’로 진행된 첫 번째 토론부터 수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토론 주도권을 쥔 한 후보는 홍 후보의 과거 논란이 된 발언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한 후보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시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홍 후보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 탄핵을 당해도 싸다”고 한 발언의 진의를 물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그 말은 제가 한 게 아니고 국민이 그렇게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기소한 것을 두고 당시 대구시장이었던 홍 후보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렇게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는데 민주당이 예산 국회, 총리 인준을 해줄 수 있겠냐”며 “망신주기 기소가 아닌지 아리송하다”고 한 바 있다.

이를 한 후보는 집요하게 물었다. 그는 “법인카드 기소에 대해 문제점이 있고 잘못된 것처럼 말했는데 취지가 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당시 이 후보의 대장동 비리 의혹 수사가 부실했다며 “그거를 못 찾고 안 되니까 지방자치단체장이 차 타고 다닐 때 기름값 이런 걸로 기소하는 게 정상인가”라고 되물었다.

한 후보가 “법카로 샴푸 사고 과일 사먹고 하는 정도로 기소하면 안 된다는 생각인가”라고 재차 묻자 홍 후보는 “기소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왜 큰 거를 두고 사소한 걸 잡아서 정치적 논쟁거리를 만드느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홍 후보가 “국가 재산을 그렇게 사용하면 안 된다. 대통령이 되면 그렇게 하는 직원들을 그냥 둘 건가”라고 반격했고, 홍 후보는 “그렇게 안 하죠”라고 답했다.

홍 후보의 ‘특활비 유용 의혹’도 파고들었다. 앞서 홍 후보는 2015년 5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에 국회운영위원장을 겸했는데, 매달 4000만~5000만 원을 국회대책비로 받아서 쓰다가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고 했다”는 글을 올렸고, 공금 횡령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홍 후보는 “오해가 있었다”며 “원내대표 겸 국회운영위원장을 하면 특활비가 나온다. 그래서 정치비용으로 매달 쓰는 것을 제가 썼기 때문에 세비 전액을 집에 갖다줬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한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법카 유용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홍 후보는 “그런 식으로 먼지털기 수사를 하니 사람들이 억울하게 감옥에 가고 자살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 후보는 ‘법인카드로 지자체장 가족이 과일 사먹는 것은 넘어가 줘야 한다는 건가’라고 물었고 “넘어가 줘야 한다는 게 아니고 치사하다는 것”이라며 “(대장동 수사를) 200명 검사로도 못 탈고 온갖 사소한 것 잡아서 터는 게 수사비례의 원칙에 맞느냐는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한 후보는 “국민이 홍 후보의 공직관을 잘 이해했을 것 같다. 그 (법카 사적 사용) 정도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주도권을 갖지 못해 수세에 몰리던 홍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2023년 5월 10일 당시 대구시장이던 홍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나 “민주당이 도와달라”고 했다. 홍 후보는 “TK(대구경북) 신공항법 통과라는 중차대한 과제가 있었다. 이 대표 허가를 받지 않으면 통과가 안 된다”며 당시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고, 한 후보는 “아부성 발언을 한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홍 후보는 “한 후보는 대통령에게 깐족대고 조롱한 적 없나”라고 되물었다. 한 후보는 “‘깐족’을 계속 쓰던데 그런 표현 쓰시면 안 된다. 폄하하는 것이다. 면전에 쓰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드린다”고 직격했다. 이에 홍 후보는 “오늘 깐족대는 것만 보고 다음부터는 안 쓰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홍 후보가 지난 당대표 선거 당시 당원 63%가 한 후보를 지지한 것을 두고 “당원들이 정신이 나간 것”이라고 한 발언도 지적했다. 한 후보는 “우리 당원들을 비판한 것이라며 사과하시라”라고 했고, 홍 후보는 “사과하라면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 대표가 들어오고)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라며 “참패한 사람을 다시 당 대표로 들이니까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는 말을 했다. 앞으로도 틀림없이 당이나 나라를 망칠 건데 (지금) 망쳤지 않았나”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