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일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일본항공(JAL)을 기사회생시킨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를 언급했다. 리더십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을 재정비하기 위해 박 전 원장이 비대위원장 등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21년 11월 25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조선DB

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TV 3사, JTBC 출구조사를 시청하고 밖으로 나와 정처 없이 걷는다. 이 책임을 누가 질까”라고 썼다.

이어 “자생당사(自生黨死),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고 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원장은 “광주의 투표율을 보시며 길을 찾으세요”라고 썼다. 광주광역시는 37.7% 투표율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유권자 세 명 중 두 명이 투표를 포기한 것이다.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에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은 것이 참패의 원인이 됐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세계적 항공사 JAL이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 폐지되고 3년 간 피나는 구조조정 후 다시 상장했다”며 “당시 회장 왈(曰) ‘망(亡)하니까 보이더라’”라고 썼다. 그러면서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 정처 없이 걷는다”고 했다.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은 78세의 나이에 파산한 JAL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그는 파산을 신청한 기업 JAL을 2년 반 만에 200억엔의 영업이익을 내는 우량기업으로 살려냈다. 박 전 원장은 현재 79세로, 이나모리 명예회장이 JAL에 긴급 투입될 때보다 불과 한 살 많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 /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