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23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명백한 외교 실책”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외교적 입지를 스스로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성명서를 내고 “중동발 리스크 대응의 중요한 계기인 나토 정상회의 불참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며 “현 정부와 여당의 대응은 이름만 실용외교일 뿐, 국익을 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이미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중동발 원유 공급 차질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과 물가 상승, 기업 수익성 악화 등을 우려했다.
나경원 의원은 “자유·민주주의·법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전략적 연대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며 “동맹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대한민국의 외교·안보적 입지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침묵과 회피가 아니라 우리의 입장을 전략적으로 설명하고 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능동적 외교”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 대통령의 불참 결정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재고돼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외교적으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중대한 기회”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자유 진영에 설 것인지, 아니면 문재인 정부의 친북·친중 노선을 답습할 것인지 세계가 주목하는 상황에서 이번 회의는 그 판단의 시금석이자 이 대통령의 외교 노선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섭 의원은 “중국과 러시아의 눈치를 보는 것뿐이면서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에 집중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핑계는 궁색하다”며 “모호하기 그지없던 ‘이재명식(式) 모호성’마저 파기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불참 결정은 국가 위상을 스스로 떨어뜨린 명백한 외교 실책”이라며 “전 세계가 국방·경제·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패싱’을 택한 것은 국익과 외교의 책임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나토와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중 한국만 빠진 이례적인 불참으로 스스로 외교 고립을 자초한 셈”이라며 “국익도, 안보도, 경제 협력도 빠진 이재명식 외교는 우리나라를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