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차 컷오프 최종 후보 선발 당일인 22일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막바지 표심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유력한 상황에서 남은 한 자리(4위)를 놓고 기싸움이 치열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민여론조사 100%를 통해 2차 경선에 나갈 4명을 추려낼 계획이다. 1차 경선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해 타 정당 지지층을 배제한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안 후보는 컷오프 직전 마지막 일정을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공식 일정 모두 라디오 출연으로 소화했는데, 채널A에 출연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전격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때 나를 움직인 단 하나의 일념은 ‘범죄 혐의자 이재명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이었다”고 호소했다.
자신이 ‘과학 대통령’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법조인 출신은 지겹다’는 중도층 표심을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전 세계가 자국이익주의에 빠져 있다. 관세 문제도 심각한 상황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문제)가 이번 대선에 달려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과학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집토끼 챙기기’도 잊지 않았다. 이번 경선에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 사실상 당원의 뜻이 많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지지층을 저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안 후보는 전날 대구 전통시장을 찾은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대구 지역 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했다. 그는 본가가 경주 영주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안동과 예천에 집성촌이 있어 어르신들을 뵈러 자주오고 있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대구에 와서 의료봉사도 했다”고 피력했다.
지역 발전 현안을 해결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향후 50년을 좌우할 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찬성한다”며 “철저히 사업성을 평가해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컷오프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캠프에서 공보단장과 홍보팀장이 사직하면서 다소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공보단장은 사임했지만 각종 홍보 자료 등을 작성하면서 외부에서 지원하는 형태로 여전히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나 후보는 이날 부산·울산·경남 지역 관련 공약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전통 지지층 표심 굳히기에 나섰다. 당초 해당 지역을 직접 돌며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을 접견할 계획이었지만 기상 악화를 이유로 취소했다.
대신 기자회견을 통해 ‘부울경 메가시티’ 성공을 위한 초광역 교통망 구축, 30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약속했다.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과 항만 개발을 진행하고, 울산은 조선업과 원전 사업을 중심으로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경남 지역은 경제자유특별자치도로 지정하고, 블록체인 기반 혁신형 금융 제도를 도입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 밖의 낙후지역도 기회 발전 특구로 지정해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고도 했다.
두 후보는 ‘장외 신경전’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안 후보는 우리 당에 뒤늦게 오셨다. 우리 당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보여주는 점에서는 장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워낙 이 당, 저 당 다니셨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분은 저를 ‘뻐꾸기’라 부른다. 정권 교체를 그렇게 부른다면 좋다. 이재명을 막을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뭐라도 되겠다”고 응수했다.
정치권에서는 나 후보가 당내 기반과 인지도, 보수층 결집력에서 우위로 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계엄령 이슈와 거리를 두려는 당원의 의중이 반영되면 안 후보가 역전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