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론조사 100%로 결정된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 4인이 1대 1 ‘맞수’ 토론으로 진검승부에 나선다. 2005년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자유선언 주먹이 운다’의 콘셉트를 빌려온 것이다.

국민의힘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어 최대 세 차례 이뤄질 이번 경선의 일정과 콘셉트를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적정한 흥행 요소를 도입하는 차원에서 4인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도록 토론회 방식을 고민했다”며 이렇게 소개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 /연합뉴스

토론은 각 후보가 상대를 직접 지명해 진행된다. 한 후보가 “야 너 나와!”라고 특정 후보를 지목한 뒤 토론을 벌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게 지명이 몰리거나 한 후보가 지명한 후보가 다시 해당 후보를 지명하는 리매치(rematch·재대결)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이 총장은 “후보자가 어떤 후보를 지명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4인을 추리는 1차 경선 후보자 미디어데이도 예능적 요소를 대거 포함할 전망이다. 1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들 가운데 최종 후보를 좁혀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관심을 끌겠다는 구상이다.

이 총장은 “1차 경선 토론회는 18~20일에 거쳐 A, B, C 3개 조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조 편성을 뽑기가 아닌 토론 주제별 좌석을 배치하고, 원하는 주제에 선착순으로 앉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유력 후보자가 다수 속하는 이른바 ‘죽음의 조’가 나올 수 있는 일종의 ‘눈치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각 후보는 MBTI 기반 자기소개, 인공지능(AI)이 선정한 악플에 대한 즉석 대응 등으로 순발력과 논리를 검증받는다. 출마의 변을 1분에 가장 가깝게 마치는 후보에게는 토론회 때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2차 경선을 통해 최종 선정된 2명의 후보는 오는 30일 방청객이 참여하는 양자 토론에 나선다. 방청객은 각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 대해 직접 질문할 수 있으며, 심박수 변화 등 긴장감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된다.

이 총장은 “국민의힘은 ‘20대 청년이 만들고, 국민과 함께 뛰는 경선’이라는 슬로건으로 전 세대가 하나 되는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는 민주적 소통 이미지를 부각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