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017년, 2022년 대선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이 전 대표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며 “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강조한 ‘잘사니즘’과 ‘실용주의’를 강조하면서도 대한민국의 잠재력을 강조한 ‘K-이니셔티브’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10일 서울역 대합실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영상이 뉴스채널을 통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1대 대선 출마를 밝히는 11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대선 주자들은 상징성 있는 공간에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이 전 대표는 이번에 영상으로만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경선캠프 인선과 공약은 오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발표한다.

◇“사회적 갈등의 원인, 먹고 살기 어려워서”

이 전 대표는 사회적 갈등의 핵심 원인을 ‘경제적 양극화’로 진단하면서, 해법으로 국가적 차원의 투자를 통한 ‘성장과 회복’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대립 갈등이 지금 아주 크다”며 “아주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적인 것이다. 먹고 살기 어려워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양극화와 불평등 격차가 너무 커졌다”며 “부가 너무 한 군데 몰린 것이 갈등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의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과학기술의 수준이 너무 높아져 개별 기업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개발 투자 ▲스타트업·벤처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 다시 또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영상을 공개했다./이재명 경선캠프

◇잘사니즘·실용주의 강조…“빨간색·파란색 의미 없다”

그는 앞서 주장해 왔던 ‘잘사니즘’과 ‘실용주의’도 재차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기존의 ‘먹사니즘’을 ‘잘사니즘’으로 발전시켜 제안한 뒤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먹사니즘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면, 잘사니즘은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것’을 말한다.

이 전 대표는 잘사니즘에 대해 “먹고사는 문제와 ‘잘 산다’라고 하는 것은 다르다”며 “잘사니즘이라고 하면 좀 더 가치지향적이고, 정신적이고, 고통 없는 삶을 넘어서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용주의에 대해서는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 어떤 방법의 정책이 누구의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어떤 게 더 유용하고 어떤 게 더 필요하냐 이게 최고의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외교, “국가 간 경쟁, 기업 간 경쟁과 거의 같아져”

이 전 대표는 외교 분야에 대해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그 속에 일관되는 원칙은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것. 거기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국가 간 경쟁이 사실 기업 간 경쟁과 거의 같아졌다며 ”기업과 정부의 역할 분담과 협력이 정말 중요해져 국제 경쟁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을 극복한 국민의 역량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K-컬쳐와 K-민주주의 등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여러 영역이 있다. 이를 K-이니셔티브로 통칭하고 싶다”며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대한민국이 세계를 여러 영역에서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국민과 함께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세상이 진정한 봄날 아니겠나”라며 “그냥 이름만 있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런 대한민국은 대한 국민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위대한 대한 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