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취임 6개월 만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실패와 탄핵,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찰과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분열의 늪을 벗어나 소속 의원 개개인이 모두 당을 위하는 정예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를 향해선 “오늘날의 정치인 한동훈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윤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때문에 일어난 탄핵 정국에서, 저는 여러 동료 의원들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원내대표로 출마했다”며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독이 든 성배’를 마셨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의 계엄은 위법적인 계엄이다. 정치적으로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다. 지금도 왜 계엄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도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이 남아 있었다.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판결이었다. 사법부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면서, 탄핵소추안 통과를 늦춰야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렇게 시간을 벌어야만, 조기 대선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지형을 만들 수 있고, 이러한 희망이 있어야만, 우리 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12월 7일 첫 번째 탄핵안이 부결된 이후, 저는 한동훈 대표를 찾아가, ‘김용현 장관 수사 결과를 보고 탄핵 여부를 결정하자’, ‘당론을 일주일 만에 바꾸면 당내 분열이 우려된다’고 간곡하게 설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12월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통과됐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훨씬 훌륭한 김문수 후보를 내세우고도, 분열과 반목을 하다가 패배했다. 평소 정치적 이견이 있다 하더라도 선거라는 대회전 앞에서는 단일대오를 만들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성찰과 혁신이라는 가치가 당권투쟁으로 오염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제 누구 탓을 하며 분열하지 말자”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친윤’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데 대해 “저는 대통령에게 아부한 적도 없고, 특혜를 받은 적도 없다. 인수위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윤석열 정부 내각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저는 대선 시기부터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까지 윤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중도에 포기한 바도 있다”고 했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한동훈 전 대표가 선거운동 초반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친한계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물음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 계파에 대해 평가한다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면서도 말을 이어 나갔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와 윤 전 대통령은 이십 수 년간 동고동락을 함께해온 불가분의 관계”라고 평가했다.
권 원내대표는 “정치인 한동훈은 윤 전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윤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기수를 파괴하면서까지 법무 장관을 임명했고 비대위원장까지 임명했기에, 오늘날의 정치인 한동훈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이 이십 수년간 함께 검사 생활을 하다 보니 제가 보기엔 두 분의 캐릭터나 업무 스타일이 비슷한 점 많다고 평가한다”면서 “한 전 대표가 조금 더 소통과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고 당 조직원들과의 의사 조율을 통해 타협하는 자세를 배운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영입을 후회하는지에 대해선 “지난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당에 경쟁력 있는 대권 후보가 없었다”며 “그런 차원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당으로 영입해서 정권교체를 이룬 점에 대해선 전혀 후회하는 바가 없고 그땐 그런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당과 일체의 상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점은 정말 잘못된 것이고 이번 대선의 최대 패착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