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발생한 KA-1 공중통제공격기의 기관총·연료탱크 낙하사고는 조종사가 히터 풍량을 조절하려다 버튼을 잘못 눌러 발생했다고 공군이 21일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조종사의 진술 등을 조사한 결과 사고 원인은 후방석 조종사의 부주의였다. KA-1 기종에는 2명의 조종사가 탑승한다. 당시 야간 모의사격 훈련 중이던 조종사들은 바이저(전투기 헬멧의 고글) 위에 야간투시경을 쓰고 있었는데, 히터 바람이 바이저 사이로 들어와 시야에 불편을 느낀 후방석 조종사가 풍량을 조절하려다가 송풍구 바로 위에 있는 비상투하 버튼을 잘못 눌렀다.
비상투하 버튼은 항공기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한 착륙을 위해 연료탱크와 무장 등 외부장착물을 모두 지상으로 떨어뜨리는 버튼이다. KA-1 비상투하 버튼은 주변에 3.5㎝ 높이의 원통형 프레임이 있고, 별도의 덮개는 없이 외부에 노출돼 있다. 비상투하 버튼과 송풍구 모두 원형이며 누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공군 관계자는 “송풍구는 지름이 약 3.3㎝, 비상투하 버튼은 약 3.5㎝로 모양과 크기가 유사하다”며 “조종사가 임무에 집중하다 보니 비상투하 버튼을 송풍구로 오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강원도 평창 상공에서 기관총 1정과 12.7㎜ 실탄 250발이 각각 담긴 120㎏의 기총포드(GunPod) 2개, 35㎏의 외장 연료탱크 2개가 낙하했다. 공군은 기총포드 2개와 실탄 대부분을 수거했고, 나머지 실탄 5발과 연료탱크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전방석 조종사는 1290여 시간을 비행한 소령이고, 후방석 조종사는 대위로 870여 시간을 비행했다.
기관총 낙하 사고는 지난달 6일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KF-16 오폭 사고 이후 한 달여 만에 발생했다. 공군 관계자는 “오조작 예방 대책 등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공군은 이날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주관 아래 비행부대 지휘관회의를 열어 안전 대책을 강조하고, 안전강화 등 내용을 담은 ‘비행안전과 신뢰회복을 위한 100일의 약속’ 프로젝트를 22일부터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