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밴드 콜드플레이가 8년 만의 내한 공연에 나선 가운데 나경원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가 공연 장면을 임의로 편집해 홍보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21일 나 후보 유튜브에는 ‘@coldplay’라는 태그를 단 쇼츠(짧은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지난 18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의 월드투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 한국 공연 중 보컬 크리스 마틴이 한국의 대통령 탄핵 상황을 언급한 장면을 편집한 영상이다.
마틴은 당시 “왜 우리가 한국에 올 때마다 대통령이 없는 것인가”라고 말한 뒤 드러머 윌 챔피언을 가리키며 “대통령으로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했다. 콜드플레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약 한 달 만인 2017년 4월에도 내한공연을 했었다.
나 후보 측은 이 영상에 “다음 대통령 한 명 정해준다. 바로 드럼통 챌린지를 한 나경원”이라는 자막을 단 뒤 월 챔피언 대신 나 후보의 얼굴을 합성했다. “나경원 4강 간다, 2강 간다, 최종 후보다, 대통령이다”라는 자막이 이어지고, 나 후보가 “땡큐, 콜드플레이. 다음 내한공연 때는 제가 꼭 있겠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나 후보 측이 올린 쇼츠에는 “저작권 침해 아니냐” “콜드플레이가 고소해도 할 말 없다”라는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나 후보 측은 이 같은 반응에 이날 ‘콜드플레이의 의도와는 무관한 단순 홍보 영상’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영상을 내리라는 팬들의 요구가 계속됐다.
콜드플레이가 진보적 가치를 주장해 온 점을 들어 영상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단순 홍보 영상이라기에는 콜드플레이가 추구해 온 방향성에 어긋난다”며 “영상 내리고 콜드플레이에게 사과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