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토론회에서 A조 후보들이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하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첫 토론회가 열린 19일, 찬탄(탄핵 찬성)파로 꼽히는 안철수 후보와 대표적인 반탄(탄핵 반대)파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옹호’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 1차 경선 토론회에서 A조에 배정된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주도권 토론에서 맞붙었다. 유정복·양향자 후보도 A조에 배정됐다.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는데, 탄핵 뒤 국무위원으로 국민에게 사과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사과한 적 없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그러자 “그게 문제다”라며 “더불어민주당 전략이 다음 대선을 ‘이재명 대 윤석열’로 끌고 가려 하는데 우리가 반성과 사과가 없으면 결국 이 구도를 벗어나지 못해 필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상계엄으로 대통령이 파면됐는데 반성과 사과가 없으니 민주당이 우리를 ‘계엄 옹호 당’이라고 밀고 있다”며 “많은 국민이 거기 설득당하고 있는데 여기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또 “헌재의 8대 0 판결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그게 보수의 가치인 헌법과 헌정질서에 순응하는 태도 아니겠냐”며 “비상계엄을 옹호해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어떻게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의 주장에 김 후보는 “왜 대통령이 계엄을 했던가. 민주당의 서른 번에 걸친 줄 탄핵, 걸핏하면 특검”이라고 답했다. 이어 “(탄핵 인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절차적으로 처음에 내란을 넣었다 뺐다 여러 문제가 있다”며 “저는 계엄을 옹호·찬성한 적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던 안타까운 사정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했다.

◇ 金 “핵 개발보다 美전략자산 상시 배치” 安 “트럼프와 동문, 빅딜 가능”

한편 이날 A조 토론회의 네 후보는 외교·안보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김 후보는 “한미동맹을 더 튼튼하게 해 미국 전략자산을 상시 순환 배치해 북한 핵 억지력을 높여야 한다”며 “한미일 동맹 체제 아래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여러 위협을 잘 막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체 핵 개발 주장에 “정치적 구호는 되지만 실질적이지 않다”며 “일본처럼 재처리 수준을 한 단계 높이거나 미국과는 긴밀하게 협력하며 대한민국 핵 방어 능력, 대응능력, 핵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또 트럼프 정부가 1기 때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려 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핵 감축으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하려는 명분으로 뒷거래가 있을 수 있는데, 미국 정부가 가장 신뢰하는 게 김문수”라며 “트럼프 대통령 주변 핵심 인사와 저는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 일론 머스크와 같은 펜실베이니아대 동문이라면서 인맥을 통한 ‘빅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개별기업으로 그냥 미국에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큰 규모에서 미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건 받자는 게 기본 생각”이라며 “대선에서 당선되면 곧바로 미국에 달려가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저는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가서 그의 절친인 마크 번즈 트럼프 대통령 취임 기념행사 위원장,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고 헤리티지재단·CSIS재단을 방문해 한미관계를 충분히 논의했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이런 문제를 허심탄회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양 후보는 “반도체 패권 없는 외교·안보·국방은 불가하다”며 “결국 반도체 패권밖에 우리 무기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절절맨다. 기술 패권이 없기 때문”이라며 “AI 방패, 바이오 방패, 모빌리티 방패, 로봇 방패도 있다. 다음 세대에 절대 전쟁을 물려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