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산불 대책에 사용할 국가 예산이 4조8700억원 있어 산불 등 재난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 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보험업계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본예산 예비비 삭감 폭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실 확인도 없이 엉터리 숫자놀음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국가예산에 대한 주먹구구식이고 근시안적인 태도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작년 말, 올해 예산안 단독 처리 과정에서 총 예비비 중 절반을 삭감하면서 올해 예비비가 총 2조4000억원이 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재난 대응 예산과 관련해 이 대표와 민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민주당은 ▲예비비 2조4000억원 ▲부처별 재난·재해복구비 9700억원 ▲재해복구 국고채무부담 1조5000억원 등 총 4조8700억원을 산불 대응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정책위의장은 “실제 즉각사용 가능한 목적 예비비는 약 4000억원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예비비 2조4000억원 중 재난·재해 등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목적예비비는 1조6000억원인데, 여기에서 1조2000억원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고교무상 교육 등 사업 소요 경비로 지출하도록 확정했다는 게 여당 주장이다.

또 민주당이 ‘각 부처 재난 재해비 9700억원이 남아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서도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부처별 재난·재해비는 9270억원이며, 이 가운데 즉각 가용 예산은 1998억원이라고 김 정책위의장은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9270억원 중 4170억원은 지난해 발생한 재해에 대한 재해복구비이며, 올해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은 5100원이라는 게 여당 설명이다. 5100억원조차도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 배정된 1850억원은 가뭄, 태풍 등에 사용하도록 돼 있고, 산불 등 사회 재난에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는 것이다. 또 1252억원(산림청 786억원, 행정안전부 및 환경부 466억원)은 각 부처가 이미 집행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국고채무부담 예산 1조5000억원에 대해서도 김 정책위의장은 “시설 복구 등에만 사용 가능한 예산으로 재난 피해 주민들을 위한 보상금이나 생계비 지금 등으로 활용할 수 없다”고 했다. 국가채무부담 행위는 사실상 내년도 예산을 당겨쓰는 ‘외상’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산불 등 재해 지원을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협의해 즉각 사용 가능한 각 부처 재난재해비 1998억원과 예비비 4000억원 등 약 6000억원(5998억원)을 영남지역 산불 피해 지원에 직극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향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서 재난 예비비를 2조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번 영남지역 대형 산불뿐만 아니라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재난·재해에 대비해 예비비 2조원을 충분히 확보하자고 주장했고, 오늘 이 부분에 대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추경을 통해 확보되는 2조원의 예비비는 이번 산불 피해뿐만 아니라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재난·재해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