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이 최근 중국에서 개봉한 6·25 전쟁 소재 영화 ‘장진호’가 “중국 사람들 속에서 대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외무성은 6일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중국에서는 1950년대에 중국인민지원군이 우리 군대와 인민과 함께 미제 침략군을 타승(打勝·물리쳐 이김)한 항미원조 주제의 영화들이 많이 창작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영화 ‘장진호’는 1950년 11~12월 장진호 전투를 다룬 영화다. 6·25전쟁 당시 개마고원 장진호 일대까지 북진했던 미 해병1사단(1만5000명)이 중공군 7개 사단(12만명)에 포위돼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17일 만에 포위망을 뚫고 철수했다. 당시 전투에서 미군 3637명이 전사하거나 부상했고 중공군 2만5000명이 사망했다.
영화는 중국군 병사들의 희생으로 인천상륙작전 이후 압록강까지 밀렸던 전세(戰勢)를 반전시킨 것으로 묘사한다. 영화는 지난달 30일 중국에서 개봉했고,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에서 부는 애국주의 열풍을 타고 엿새 만에 관객 수 5000만명을 기록했다.
외무성은 “장진호는 중국 역사에서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든 영화”라며 “여러 전투장면 촬영에만도 7만여명의 사람들이 동원됐다”고 했다. 이어 중국 푸단(復旦)대 연구사의 의견을 인용해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중국의 굴함 없는 정신은 항미원조 전쟁 시기 장진호반 전투에서 발휘한 정신과 같은 것”이라며 “오늘 중국은 보다 강력한 정신적 힘과 기초를 가지고 도발을 물리칠 수 있는 확신에 넘쳐있다”고 전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미북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공군이 참전한 전투를 소재로 한 중국의 애국주의 영화를 소개한 점이 관심을 끈다. 북한은 매년 10월 25일을 중국인민지원군의 조선전선 참전일로 기념하고 있다. 작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평안남도 회창군 소재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참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