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당시인 2017년 5월 이후 4년 2개월만에 미국 주간지 ‘타임’의 표지를 장식했다. 문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공개된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타임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문 대통령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기사와 함께 문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7월판 표지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측은 “최종 확인을 거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아시아판 등에서 표지에 실릴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는 지난 9일 화상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지 사진에는 ‘마지막 제안’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관련 기사는 ‘문 대통령이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선다’는 제목 아래 향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전망을 담고 있다. 이 기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태를 지나 2018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2019년 ‘하노이 노딜’을 거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등 그동안 부침의 과정이 자세히 소개됐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갖는 등 평화 프로세스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하지만, 당장 내년 3월 한국에서 대선이 열리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타임 인터뷰에서 “저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며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평화는 매우 깨지기 쉬운 평화다.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타임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가진 사람(very honest … very enthusiastic [and] one with strong determination)”,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고 있다” 등의 평가를 했다고 전했다. 또 “자녀들이 핵을 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문 대통령이 재차 언급한 것을 소개하는 등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서술했다.
그러나 타임은 김정은에 “자신의 이복형을 살해한 냉혈한”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엔 자료를 인용해 북한 주민에게 고문과 통제 등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의 이런 평가에 대해 북한 고위당국자 출신 탈북자를 인용해 “김정은은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불발과 남한의 미국산 스텔스기 구매로 배신당했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이 다시 문 대통령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타임지는 대북관계와 관련해 한국의 정치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 문 대통령이 남북 간 백신 협력을 꺼내 들기는 했으나 상황을 타개할 독창적 아이디어는 마땅치 않다는 관측 등도 함께 소개했다.
타임은 한국에서 대선이 열린 지난 2017년 5월에도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제목이 달린 문 대통령의 사진을 아시아판 표지에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