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오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2+2 재무통상장관 협의’를 한다.
미국이 설정한 상호관세 부과일(8월 1일)을 앞두고 최종 담판을 짓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 부총리와 여 본부장 외에도 조현 외교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따로 미국을 찾아 통상 협상 지원 사격을 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마르코 루비오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무장관을,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각각 만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미 중인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필두로 연쇄적으로 4개 팀이 대미 협상을 벌이는 셈이다.
구 부총리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후 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저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 재무장관과 USTR(무역대표부) 대표와 2+2로 오는 25일 회의를 하기로 했다”라면서 “외교장관과 산업장관도 각각의 카운터파트와 회의하기 위해 빠르면 이번주, 최대한 빨리 미국으로 가서 미국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8월 1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라면서 “모든 관계부처가 원팀으로 국익과 실용 차원에서 계획도 치밀하게 짜고 총력대응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한미 2+2 통상 협의가 재가동하는 것은 지난 4월말 이후 석달 만이다. 4월 회의 땐 우리측에선 최상목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미측에선 베선트 장관과 그리어 대표가 협상 대표로 나섰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는 우리측 대표 중 1명이 산업장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바뀌었다.
이와 관련, 구 부총리는 “미측에서 재무장관과 USTR로 요청이 와서, 우리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라면서 “산업 장관은 별도로 만나 논의하는 것으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카운터파트를 고려해 협상 대표를 결정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여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가 그동안 통상분야 실무 협의를 해왔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협상단이 들고갈 카드도 주목된다.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국토교통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미측이 한국의 비관세장벽으로 지목한 농축산물 수입 규제 완화 방안과 정밀지도 반출, 플랫폼 규제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체적인 협상 카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에선 통상 협상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대외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향후 대미협상 대응 방향에 대해 관계부처 장관들과 인식을 공유하고 전략을 논의했다”라면서도 “다만 논의 내용은 전략이기 때문에 말씀을 못드린다는 점을 이해해달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