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설명회'./국제금융센터

올해 하반기에도 세계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글로벌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국제금융센터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설명회에서 “하반기 세계 주가는 견조한 기업 실적과 주요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는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미국의 감세 정책과 재정 지출 확대 등 정책적 지원,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따른 기업 이익 증가를 꼽았다. 다만, 하반기 실물 경기 둔화로 기업 이익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시장분석실장은 “달러의 위상이 약화되는 가운데, 유럽과 신흥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지역별 주가 밸류에이션의 차이 등으로 미국 증시의 독주 흐름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국가 신용등급 강등,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도 하락 등으로 탈달러화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실물 지표에서 성장 둔화 신호가 포착되거나,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경우, 달러 약세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이로 인해 해외 투자자들의 자산 매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주식과 채권 가치 하락, 역송금으로 이어지며 달러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세계 경제성장은 무역 갈등과 정책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분기별 성장률(전기 대비 연율 기준)을 1분기 3%, 2분기 1.9%, 3분기 1.5%, 4분기 2%로 제시했다. 특히 3분기에는 미국의 관세 정책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정형민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장은 “미국이 상호 관세 부과를 유예하더라도, 3분기에는 관세가 미국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소비자의 구매력 약화로 이어져 소비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4분기에도 성장 둔화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3분기보다는 충격이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제금융센터는 하반기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로 ‘재정적자 확대’를 지목했다. 윤 실장은 “관세나 패권 이슈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황”이라며 “달러나 미 국채가 약세를 보일 수는 있지만, 이를 대체할 자산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 위상이 쉽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재정건전성 문제로 신용등급이 강등된데다 감세 법안 통과 시 재정 적자 확대 우려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방비를 확대하고 있는 유럽, 일본 등도 재정 문제가 채권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