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소비 진작을 위해 영화·전시 등에 쓸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사용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혜택은 한 사람이 여러 번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1인당 최대 횟수는 4~5회로, 예산이 소진되면 혜택은 종료된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30조5000억원 규모의 제2차 추경안을 편성하면서 5대 분야 소비 활성화 위한 할인 쿠폰 제공 사업에 778억원을 배정했다. 영화 관람, 미술 전시, 공연 예술, 숙박, 스포츠 시설이 5대 분야에 포함됐다.
할인 쿠폰은 정부가 선정한 예약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티켓 예매 사이트에 팝업 형식으로 뜬다. 소비자는 결제할 때 이를 사용하면 된다. 사용 기한은 미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를 빠르게 촉진하기 위해 사용 기한을 3개월로 할지 아니면 연말까지로 할지를 두고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영화 관람객은 최대 4번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모든 영화관을 합쳐 최대 4번이다. 할인액은 1회당 6000원으로, 이번에 발행될 할인 쿠폰은 450만장이다. 물량이 소진되면 혜택은 종료된다. 올해 들어 월별 영화 관람객이 400만~800만명이었던 만큼 영화 할인 쿠폰은 빠르게 소비될 것으로 보인다.
미술 전시와 공연 예술은 한 사람당 최대 5번 할인받을 수 있다. 회당 할인 금액은 미술 전시 3000원, 공연 예술 1만원이다. 미술 전시 할인 쿠폰은 160만장, 공연 예술은 50만장 발급된다. 예산은 차례로 49억원, 51억원이다.
할인을 받는 방법은 영화보다 복잡하다. 영화는 회사 간 통합 전산망이 구축돼 있어 한 사람이 몇 번의 할인 혜택을 챙겼는지 알 수 있지만, 미술 전시·공연 예술은 관련 시스템이 없어 불가능하다. 이에 정부는 5개 티켓 예매 사이트를 선정하고, 사이트별로 1번씩만 할인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때문에 5번의 할인 혜택을 챙기려면 제각기 다른 사이트에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정부는 공모를 통해 예매 사이트 5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인터파크, 멜론, 티켓링크, 예스24, 네이버 순으로 크다. 공연 예술 할인 쿠폰 지급 대상에서 아이돌 콘서트 등의 대중 음악과 대중 무용 공연은 제외됐다.
숙박은 한 사람당 1번만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액은 1박당 3만원(7만원 미만 시 2만원)으로, 총 발행 쿠폰은 50만장이다. 이에 따른 예산은 147억원이다. 이번 추경이 소비 부진으로 이뤄지는 만큼 예약 가능한 숙박업체는 국내에 있는 것으로 한정된다.
스포츠 시설 할인은 기초연금을 받는 만 65세 이상만 받을 수 있다. 이 외 국민들은 ‘국민체력100’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한 후 73개 시설에서 체력 측정 또는 운동을 하면 연간 최대 5만포인트(5만원 상당)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에 맞춰 어르신들이 받는 최대 할인 금액 역시 5만원이다. 총 70만장의 쿠폰이 발행되며 해당 예산은 260억원이다.
지급 시점은 미정이다.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데다 구체적인 사용처와 제휴 앱·사이트를 확정해야 해서다. 정부는 위 내용이 포함된 추경안을 오는 23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임기근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국회에서 경기 진작과 민생 안정을 갈망하는 현장 목소리에 신속한 추경 의결로 화답해 주실 것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