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뉴스1

지난달 대미(對美)·대중(對中) 수출이 8% 이상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7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한 수치다. 수입은 503억3000만달러로 5.3%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69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는 5월 초 장기 연휴 영향이 컸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6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미 수출이 100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석유제품·이차전지 호실적에도 불구,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 급감으로 4월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대(對)중 수출도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8.4% 감소한 10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으로 향하는 수출도 23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7% 감소했다.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 수출 두 자릿수 증가에도 불구,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이 급감하면서 1.3% 감소한 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EU(유럽연합)와 CIS(독립국가연합) 지역 수출은 호조세를 보였다. 대EU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4.0% 증가한 60억 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CIS 수출은 34.7% 증가한 12억 달러를 기록했다.

9대 주요시장 외에도 주요 반도체 수출국인 대만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49.6% 증가한 38억달러로 역대 5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역대 5월 중 최대실적인 138억 달러(+21.2%)를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정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며 수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는 DDR4, DDR5, NAND 가격이 전월 대비 오르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AI 서버용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기대에 따른 수요 기업의 재고 확보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수출 흐름은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스마트폰(4억2000만 달러, +30.0%) 수출이 호실적을 보이면서 3.9% 증가한 13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컴퓨터(SSD 포함) 수출은 2.3% 증가한 11억달러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서버용 고용량 SSD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바이오헬스 수출(14억 달러, +4.5%)은 바이오 의약품 수출(9억1000만 달러, +13.7%) 증가세에 힘입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선박 수출도 4.3% 증가한 22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62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했다. 대(對) 미국 수출이 관세 조치와 조지아 신공장 가동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다만 EU 지역으로 전기차 수출이 늘고, 중고차 수출(7억 달러, +71.0%)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감소 폭을 줄였다.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은 각각 36억달러(-20.9%), 32억달러(-20.8%)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양 품목 가격이 급락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철강 역시 단가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으로 수출이 12.4% 감소한 26억달러를 기록했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외 호조를 보이고 있는 농수산식품(10억달러, +5.5%)·화장품(10억달러, +9.3%) 수출은 5월 중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5월 수입은 5.3% 감소한 503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은 원유(-14.0%), 가스(-0.3%) 수입이 줄며, 전년 동월 대비 12.8% 감소한 102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11.4%) 등을 포함한 에너지 외 수입은 3.2% 감소한 402억달러를 기록했다.

5월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20억5000만 달러 증가한 69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5월 누적 무역수지는 190억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 대비 42억 달러 증가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미국 관세 조치가 세계 경제와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우리 수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관세 조치와 관련해 상호 호혜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을 통해 편성된 ‘관세 대응 중소·중견 무역보험(1500억원)’, ‘관세대응 바우처(847억원)’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