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0.1%포인트(p) 상승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는 4개월 연속 2%대 상승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8(2020=100)로 전년 동월(114.01) 대비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대를 기록하다가, 올해 1월부터 4개월 연속 2%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하며, 2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축산물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4.8% 오르며, 2022년 7월(6.1%) 이후 33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다만, 농산물(-1.5%), 채소류(-1.8%)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올랐다. 이는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0.6% 상승했다. 가공식품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기여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은 4월 전체 물가상승률을 0.35%p 높이는 효과를 냈다.
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1.3% 오르는 데 그쳤으나, 개인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실손보험료가 오르며, 보험서비스료는 전년 동월 대비 16.3% 올랐다. 외식과 외식제외 서비스 모두 전년 동월 대비 3.2%, 3.4% 상승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웃돌았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상승세를 보이던 석유류 물가는 하락했다.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4월 국제유가가 89.2달러를 기록했으나, 올해 4월 68.2달러로 하락한 영향”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도 국제유가와 소비자물가의 흐름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해 5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일부 축소하기로 한 상황이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밥상 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국내 기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두원 통계청 국장은 “커피, 햄버거 등 외식 가격이 올랐고, 출고가 인상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올랐다”며 “다만,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농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 산불이나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소비자물가에 미친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추가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