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이코노미(Blue Economy)는 가장 과소평가되고, 가장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경제 분야지만, 동시에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영역이다. 이제 ‘잠든 거인’을 깨워야 할 때다.”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0차 아워오션콘퍼런스(OOC) 포럼’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국회의원, 언론인, 기업가들이 참석해 지속가능한 해양과 해양 기반 경제에 대해 논의했다. 블루이코노미는 해양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해양 자원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활용해 경제적·사회적 성장을 도모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이날 패널토론은 찰스 고다드 이코노미스트 임팩트 편집국장이 좌장을 맡았고,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사무총장, 환경운동가 바르카 모사에, 그리스 전 국회의원 디오니시아 테오도라 아브게리노풀루, 아이슬란드 오션 클러스터 창립자 토르 시그푸손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참석자들은 해양관광, 친환경 해운, 수산업, 해양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뒷받침한 제도적 기반과 정책 환경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김상협 사무총장은 “해양경제는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잠든 거인’을 어떻게 깨울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원을 착취하거나 독점하는 방식이 아니라, 회복을 전제로 한 활용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국제적 리더십과 규범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가 모사에는 “2021년 이후 환경에 해를 끼치는 요소가 55% 증가했다”며 “바다에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들에게 이미 심각한 적색등이 켜진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해양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역 공동체가 정책 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해, 현장의 지식과 경험을 반영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블루이코노미를 더 이상 ‘사치(luxury)’로 여겨서는 안 되며, 경제 회복의 열쇠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브게리노풀루 전 의원은 “지속 가능한 해양 투자는 20조 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다. 이는 수산업, 항만, 관광, 에너지, 운송 등 다양한 산업을 포괄한 결과다. 실제로 그리스는 친환경 운송과 관광을 활성화하고 있으며, 불법 어업을 근절하고 어민에게 대체 소득원을 제공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양식업도 확대하고 있다.
시그푸손 오션클러스터 설립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블루이코노미에 대해 잘 모르지만, 수산업에서도 충분히 다양한 프로젝트가 가능하다”며 생선 폐기물을 활용하는 혁신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어부와 기업이 협력해 대구의 껍질과 내장을 활용해 만든 음료, 약품, 오일, 반창고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과거에는 정부가 주도했지만, 이제는 스타트업들이 블루이코노미를 이끌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블루이코노미의 경제적 가치를 실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