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도시철도(MRT-7호선) 운영·유지보수 사업 계약식. /국토교통부 제공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필리핀 마닐라 도시철도 운영·유지관리 사업을 따내며, 철도 운영 분야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다. 국내 기업이 철도 시스템의 시공을 넘어 본격적인 운영·관리 단계까지 해외에 수출한 첫 사례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레일은 필리핀 교통부 산하 사업 주체와 마닐라 MRT-7호선 운영·유지관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약 1200억원 규모이며, 계약 기간은 10년이다.

이번 사업은 마닐라 수도권을 연결하는 MRT-7호선(총 연장 23km, 14개 역)에 대한 것으로 코레일은 내년 말 개통 예정인 해당 노선에 관리자급 운영 인력 28명을 파견해 운행·관제·역무·차량정비·시설관리 등 전반적인 철도 운영을 맡게 된다.

사업 수주는 정부와 코레일의 장기 협력 기반이 결정적이었다. 국토부는 최근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을 단장으로 수주지원단을 현지에 파견해 고위급 면담을 진행했고, 코레일 역시 2016년부터 MRT-7호선 자문사업을 수행하며 운영 역량을 축적해 왔다.

국토부는 이번 수주를 ‘운영·유지보수(O&M) 분야의 첫 해외 진출 성과’로 보고 향후 철도 시공뿐 아니라 운영 전반까지 포괄하는 해외사업 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성과는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차량 첫 수출, 올해 초 모로코 전동차 공급 계약에 이은 K-철도 수출의 세 번째 핵심 이정표로 평가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필리핀 교통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은 철도 시스템 건설뿐 아니라 운영·정비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향후 동남아, 중동, 중남미 지역 철도 프로젝트에서도 한국형 철도 운영 모델을 수출할 수 있도록 공공·민간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백 2차관은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이 원팀으로 움직인 결과”라며 “계획부터 운영까지 K-철도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