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원·달러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절하된 상황”이라며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정되면 더 내려올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간 달러 약세에도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으로 정치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는 “정치 불안이 상당한 영향을 미쳐서 계엄 직후 환율이 1400원에서 1470원까지 올라갔다”면서 “이후 많이 내려오지 못해 달러인덱스 변동폭에 비해 환율이 많이 상승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중국과 교역 관계로 연결돼있고 다른 나라에 비해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국 행정부 관세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정치·경제적 안정성이 완벽히 돌아오지 않아서 환율이 덜 내려온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거치면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직후 1400원을 넘은 환율은 지난 9일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1487.6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튿날 미국 정부가 90일 유예를 발표하면서 1446.0원으로 급락했고, 이후 미중 관세전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1410원대까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