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14일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49.9원)보다 21.9원 내린 1428.0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1420원대에서 출발한 것은 작년 12월 12일(1429.1원) 이후 처음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미중 무역전쟁 고조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무원은 1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84%에서 125%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안전자산을 찾아 달러로 쏠렸던 투심이 엔화와 스위스프랑 등으로 옮겨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9.72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밑돈 것은 202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달러·엔 환율은 143엔대, 달러·프랑은 0.8173프랑대로 내려왔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되살아나면서 환율 하락에 힘을 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1.56포인트(0.89%) 오른 2454.28로 출발했다. 이후에도 상승 폭을 키우면서 9시 22분 기준 2463.61을 기록 중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 급락을 쫓는 수출업체 추격매도가 따라붙을 경우 하방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열려 있다”면서 “약달러 연장 속 추격매도에 환율이 1420원 하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