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 휴머노이드 최강국’을 목표로, 휴머노이드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정부는 ‘K 휴머노이드 연합’을 구축해 산·학·연의 장점과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산업에 1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이로봇, 서울대, KAIST, 고려대 등 40개에 달하는 기업과 학교의 전문가들이 모여 연합을 구축했다.
휴머노이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산업 규모는 올해 15억달러에서 2035년 38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국내 휴머노이드 투자 규모와 인력은 미국, 중국 등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테슬라, 피규어 AI, 아마존, MS,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고, 중국의 유니트리, 유비테크 등은 정부 지원 하에 급성장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빅테크를 따라잡기 위해 휴머노이드 생태계의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고 보고 K-휴머노이드 연합을 조직하기로 했다. 이날 출범한 K-휴머노이드 연합에는 40여 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했다.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학계 전문가와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이로봇, 홀리데이로보틱스를 비롯한 로봇 제조사, 그 외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에 따라 나뉘어 주요 과제를 수행하기로 했다. 먼저 서울대 AI 연구소, KAIST, 고려대 등 AI 전문그룹은 2028년까지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로봇 AI’를 개발한다. 2028년까지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로봇 제조사, 부품사 기업은 휴머노이드 하드웨어(HW) 개발을 위해 연구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정교한 물체 조작이 가능한 힘·토크 센서, 손 감각을 구현하는 촉각 센서, 가벼우면서 유연한 액추에이터 등 핵심부품도 개발한다.
리벨리온, DEEPX 등 반도체 기업은 성능은 고사양이지만 전력을 적게 사용하는 반도체를 개발한다. SK온·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배터리 3사는 밀도가 높고, 수명이 긴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로봇 연구개발(R&D)·인프라·실증 등 예산을 활용해 기업들의 기술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연합 내 2개 이상의 기업 간 기술 개발 협력 과제에 대해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현재 2000억원 규모인 예산을 증액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 국회 등과 지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산업부는 또 유망한 연구소와 스타트업을 지속 발굴해 연합에 포함하고, 이들의 창업과 투자 유치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내 휴머노이드 펀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안덕근 장관은 “휴머노이드는 10년 내 25배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산업”이라며 “우리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학연이 어렵게 뜻을 모은 만큼, 최선을 다해 K-휴머노이드 연합을 지원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