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옥계항에 입항한 외국 무역선에서 코카인으로 의심되는 2톤(t) 상당의 마약이 적발됐다. 이는 우리나라 ‘사상 최대’ 적발량이다.

관세청·해양경찰청은 3일 코카인 의심 마약 박스 57개를 적발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가 약 1조원 상당으로, 67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관세청·해양경찰청이 지난 2일 강릉시 옥계항에 정박한 외국 선박에서 적발한 대량의 코카인 추정 마약. /관세청 제공

이번 단속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국토안보수사국(HSI)의 첩보로부터 시작됐다. 미 수사당국은 멕시코를 출발해 에콰도르·파나마·중국 등을 경유하고 강릉시에 입항하는 3만2000t의 벌크선에 마약이 은닉돼 있다는 정보를 넘겼다.

지난 1일 이 정보를 입수한 관세청은 해당 선박에 대해 마약 수사요원, 세관 마약탐지견 등 대규모 합동 검색팀을 구성해 수색을 벌였다. 선박 기관실 뒤편에 있던 밀실 내부를 집중 수색한 결과, 1㎏ 단위 코카인 블록 수십개가 들어 있는 상자들이 보관돼 있었다. 간이 시약으로 검사했더니 이는 코카인 의심 물질로 확인됐다. 정확한 마약 종류는 추후 국가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최종 확인할 예정이다.

관세청·해양경찰청이 지난 2일 강릉시 옥계항에 정박한 외국 선박에서 대량의 코카인 추정 마약을 적발했다. 사진은 선박 기관실 뒤편 밀실 내부에서 검색팀 직원들이 다량의 박스를 발견한 모습. /관세청 제공

향후 관세청은 해경청과 함께 해당 선박의 선장·선원 20여명을 대상으로 밀수 공모 여부, 적발된 마약의 출처, 밀반입 경로, 최종 목적지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또 국제 마약 조직과의 연관성도 배제하지 않고 미 관계기관 등과 공조를 통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최근 미국·캐나다 국경 강화 조치로 인해 국제 마약 조직이 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한다는 첩보가 있다”며 “대규모 마약은 선박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 FBI·HSI 등 해외 기관들과 공조를 강화해 해상을 통한 마약 밀반입을 근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