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획량 감소로 주요 수산물 가격이 껑충 뛰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어장 형성이 달라지면서 연근해 어획량이 줄고, 특정 어종의 북상이나 분포 변화가 발생한 영향이다. 해양수산부는 수산물 수급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연근해산 냉장 물오징어 가격은 한 마리당 941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평년 대비 27.2% 상승했다. 국산 냉장 고등어 가격도 4653원으로 1년 전보다 20.7% 올랐다. 마른 멸치는 100g당 2534원으로 17.2% 상승했다.
수산물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어획량 감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어업 생산량은 361만톤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특히 연근해 어획량은 84만1000톤으로, 11.6% 감소하며 1971년(76만4000톤)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어획량 감소는 고수온 현상과 관련이 깊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근해의 평균 표층 수온은 18.74도로, 최근 57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고수온으로 인해 어장 형성이 바뀌면서 오징어, 고등어, 멸치 등의 어획량이 줄었다. 방어 어장이 제주 연안에서 북상하고, 서해에서 잡히던 꽃게가 동해에서 어획되는 등 기존 어장 지도가 크게 변화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양식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업 피해액은 1430억원으로, 2012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양식어종 가격도 급등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올해 1월 광어와 우럭의 도매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7%, 55.0% 상승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이 같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해양 기후변화 감시·예측 정보 통합 생산’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양 환경 변화가 어업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고, 수산업계에 예측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온, 해류, 염분 등의 변화를 감시해 장기적인 해양 기후 예측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대중성 어종의 수급 불안에 대응하고 가격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수급 예측 모델도 개발할 방침이다. 고등어, 오징어, 갈치, 명태, 참조기, 마른 멸치 등 6개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량, 산지 가격, 재고량, 수출·수입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급과 가격 변동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양식업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해수부는 고수온에서 생존 가능한 양식어종을 개발·보급하고, 양식업자들이 보다 적합한 환경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광역 면허 이전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허가 지역에서 벗어나 양식하기 좋은 곳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