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6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대왕고래’라고 명명한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 탐사 시추와 관련해 “가스 징후가 일부 있었음을 확인했지만,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2021년 12월 생산을 종료한) 울산 앞바다의 동해 가스전을 비롯해 남미 가이아나·북해 석유가스전에서도 수차례의 탐사·시추 끝에 유전 개발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자원 개발 과정은 칠전팔기의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에 추출한 시료 자료와 데이터를 전문 용역 기관을 통해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대왕고래 등 동해 심해 7개 유망 구조 중 나머지 6개 유망 구조에 대한 자원 탐사 개발도 이어갈 방침이다.
다음은 산업부 고위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이번 조사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기존에 생산했다가 종료했던 동해 가스전이 11번째에 성공했다. 가이아나는 13번째인가 그때 리자 유전 발견됐다. 노르웨이 에코피스크는 33번째에 성공했다. 바로 시추 성공하면 좋겠지만, 시추 과정에서 데이터를 얻고 오류를 보정해가며 성공 확률을 높이는 쪽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양질의 저류층 발견했다라든지 덮개암도 두터운지 실증을 확보했다라든지 많은 유기질, 셰일층을 발견한 점은 긍정적이다.”
―가스 징후가 있었다는 게 무슨 뜻인가.
“구조의 유기물이 산화해서 나온 가스인지, 근원암에서 (저류암으로) 이동한 가스인지가 중요하다. 성분 분석을 통해 가스가 만약 근원암에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근원암의 가스 생성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런 판단이 이르다. 5월 말∼6월에 정밀 분석해 결과를 말씀드리겠다.”
―정밀 분석 용역에 액트지오도 참여하는가.
“액트지오는 컴퓨터 전산 작업을 통해 기존 데이터를 해석하는 기관이다. 이제 사람으로 치면 ‘조직 검사’ 단계다. 샘플링 등 1700개가 넘는 시편, 암편을 수집했다.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연구기관에서 분석해야 한다. 액트지오는 그 대상이 아니다.”
―이번 시추 결과에 따르면 다음 시추는 대왕고래가 아닌 오징어, 명태 이런 다른 유망구조로 넘어가는건가. 아니면 대왕고래 유망구조 내에서 추가로 시추를 하는 것인가.
“대왕고래가 하나의 연결된 구조이다. 현재 시추 결과로서는 대왕고래 전체의 가스 포화도가 높지 않았다. 추가적으로 탐사할 필요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부분은 무엇이었나.
“석유 시스템은 근원암이 좋아야 하고, 잘 보관할 수 있는 저류층이 잘 돼있고, 트랩 형성 잘 돼있고 덮개암이 잘 덮어야 한다. 당초보다는 저류층의 두께가 두꺼운 저류층이 있었다. 구멍이 많이 있어야 하는데 공극률이 1차적으로 보면 상당히 높다. 덮개암도 시추 과정에서 보니 생각보다 두터운 덮개암 층을 확인했다. 중간에 생각보다는 두꺼운 유기질 셰일층이 있었다. 산화될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석유 구조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가스 포화도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가스포화도 수준이 어느정도였나. 사업성이 있다고 하는 기준치는 어느 정도이고, 이번 시추에서는 수준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정밀분석 결과를 기다려 달라. 오늘은 수치에 대해선 말씀을 못 드린다. 다만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수준에서 많이 못 미쳤다. (해당 구조에 대해선)추가적인 탐사 시추를 할 필요성이 줄었다.”
―향후 투자 유치 공모 계획은.
“입찰 의향을 제시한 기업들이 있다. 기존부터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유망 구조 전체를 보면서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일반적인 자원개발 상례에서 첫 공에서 시추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희박하다. 1차공 시추 결과 자체를 놓고 보면 투자 유치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은 못 하겠지만, 향후 투자 유치를 통해 (자원 개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유치는 남은 6개 유망구조에 대해 진행하나.
“아마도 남은 6개 유망 구조 위주로 투자 유치를 할 것으로 본다. 투자 유치 때는 ‘의무 시추공’ 개념이 있어서 그때까지는 (시추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이 사업에 예산을 더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나.
“최근 심해에서 50공 정도 시추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 성공률은 5∼10%밖에 안 된다. 투입 대비 성과가 쉽지 않은 사업이어서 ‘리스크 저감’과 ‘차후 이익 확대’ 중 어느 쪽이 좋은지는 전문가와 국민들의 의견이 다 다르다. 정부는 투자 유치와 예산 투입의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정부가 예상 매장량을 ‘삼성 시총 5배’라고 발표했다. 너무 성급했던 것 아닌가.
“1차 발표의 경우 저희가 생각지도 못했던 정무적 영역이 많이 개입되는 과정에서 산업부 장관의 비유 자체가 부각됐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런 (발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죄송하다.”
―이번 1차 시추를 했다. 향후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방안은.
심해 첫 탐사 케이스였다. 일반적인 상례상 첫 케이스 성공은 ‘로또 맞을 확률’보다 낮을 텐데 앞선 정무적 요인 등 때문에 저희가 많은 부담을 안고 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해외 투자 유치를 진행하면서 우리의 자원탐사 실력도 늘리겠다.”